전 세계가 부활절(4월 12일)을 맞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또 다른 모멘텀이 될까 우려하는 가운데 미국이 11일(현지시간) 이탈리아를 제치고 누적 사망자 세계 1위에 올라섰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나흘 연속 신규 확진자 수 최다 기록을 세웠고, 그간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던 싱가포르에서도 연일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12일 오후 2시30분 현재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78만440명이며, 사망자수는 10만8천834명이다.
◇ 미국 확진자 53만명…루스벨트호 감염자 550명으로 늘어나
미국은 지난달 26일 중국을 제치고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된 데 이어 사망자도 최다 국가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지난 10일 코로나19 환자가 50만명을 넘어선 미국의 환자 수는 12일 현재 53만2천879명으로 집계됐다.
역시 10일 세계에서 처음으로 하루 사망자가 2천명대로 올라서면서 사망자 급증세를 보인 미국은 12일 오후 누적 사망자 2만577명을 기록하며, 이탈리아(1만9천468명)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코로나19 진단이 제대로 실시되지 않은 데다 병원 바깥에서 발생한 사망자의 경우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미국의 사망자 통계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한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와이오밍주의 연방 재난지역 선포 요청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미 전체 50개 주가 재난 지역으로 지정됐다.
CNN 방송은 전염병으로 미 50개주 모두가 재난 지역으로 지정된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고 전했다.
한편,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함장이 경질되고 해군장관 대행이 사임하는 등 최근 논란이 됐던 핵 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에선 승조원 100명이 추가로 양성 반응을 보여 환자가 모두 550명으로 늘어났다.
◇ 일본 확진자 7천명 넘어…싱가포르서도 2천여명 감염
도쿄올림픽 연기 발표를 기점으로 감염자 수가 폭증하고 있는 일본은 나흘 연속 신규 확진자 수를 경신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응급의료 체계 붕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2일 NHK 집계에 따르면 전날 하루 동안 도쿄도(都) 197명을 포함해 36개 도도부현(都道府縣) 광역지역에서 모두 743명의 감염이 새롭게 확인됐다.
누적 확진자 수는 6천923명(공항 검역단계 확인자와 전세기편 귀국자 포함), 크루즈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승선자 712명을 더한 일본 전체 감염자 수는 7천635명으로 각각 늘어났다. 사망자는 144명이 됐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의심 환자를 받아들이는 구급병원이 줄면서 상위(3차) 응급의료 기관이자 `최후의 보루`로 불리는 구명구급센터로 의심 환자 이송이 몰리고 있다.
이 때문에 고도의 응급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명구급센터가 급성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중증 환자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도 연일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12일 현재 싱가포르의 감염자 수는 2천299명이며 사망자는 8명이다.
싱가포르는 한 달 전만 하더라도 누적 확진자가 166명에 그쳐 세계적인 방역 모범국으로 꼽혔다.
그러나 지역사회 감염 확산으로 지난주 누적 확진자가 1천명을 초과하면서 감염경로 추적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이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武漢)에 대한 봉쇄령을 해제한 가운데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11일 하루 동안 중국 본토의 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는 99명이며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12일 발표했다.
신규 확진자 가운데 97명은 해외 역유입 사례다.
◇ 유럽 환자 85만명…고비 넘긴 존슨, 의료진에 감사 메시지
유럽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85만명을 넘어섰다.
유럽 내 확산세가 정점을 지났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여전히 영국·스페인·이탈리아 등에서는 하루에 3천∼5천 명가량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실시간 국제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2일 유럽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85만2천899명을 기록하고 있다.
스페인이 16만3천27명으로 가장 많고, 이탈리아 15만2천271명, 프랑스 12만9천654명, 독일 12만5천452명 등의 순이다.
전날 오후 기준 신규 확진자가 가장 많은 곳은 영국(5천233명)이었다. 이탈리아에서는 4천694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고, 스페인에서도 신규 확진자 3천579명이 발생했다.
세계 주요 정상 중 처음으로 코로나19에 걸려 중환자실까지 들어갔다가 9일 밤 일반병실로 돌아온 보리스 존슨(55) 영국 총리는 11일 자신을 치료한 의료진에 감사 메시지를 보냈다.
총리실은 존슨 총리가 "짧은 산책이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좋아졌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