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13일 산유국 감산 합의에도 경기 침체와 기업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로 하락 출발했다.
오전 9시 50분(미 동부 시각)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49.92포인트(1.48%) 내린 23,369.45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8.5포인트(1.38%) 하락한 2,751.3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7.94포인트(0.83%) 내린 8,085.63에 거래됐다.
시장은 산유국 감산 합의 이후 국제유가 동향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상황, 기업 실적 발표 등을 주시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진통 끝에 오는 5~6월 하루 97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다. 전례 없이 큰 규모지만, 원유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서부텍사스원유(WTI)와 브렌트유 등 주요 원유 선물 가격은 혼조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대규모 감산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 폭이 더 클 것이란 우려가 여전한 탓으로 풀이된다. 미국 등 OPEC플러스(+) 회원이 아닌 산유국의 감산 여부도 아직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감산 합의가 증시에 강한 상승 동력을 제공하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가 정점을 지났을 수 있고, 다음 달에 미국의 경제 활동이 일부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는 유지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규제가 언제 해제되기 시작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적어도 어떤 면에서는 아마 다음 달에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별로 상황에 따라 점진적 또는 단계적인 재개를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다음 달 경제 활동의 부분적인 재개 가능성을 꾸준히 언급하는 중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섣부른 봉쇄 조치의 해제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시간 국제통계사이트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미국 코로나19 확진자는 56만 명을 넘었고, 사망자는 2만2천 명을 상회했다.
이번 주부터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하는 점도 부담이다.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배당 및 자사주 매입 축소 등의 결정이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도 팽배하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금융시장 안정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기업들의 실적 부진 등에 대한 경계심은 유지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채킨 애닐리틱스의 마크 채킨 대표는 "바이러스 억제 노력이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면서도 "다음에 일어날 일들은 미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향후 전개될 사태들에 대해 경계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본격화하면 투자자들이 실망하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유가는 소폭 올랐다.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46% 오른 23.37달러에, 브렌트유는 0.03% 오른 31.49달러에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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