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어도 생존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프랑스 엑스마르세이유(Aix-Marseille)대학 연구진은 최근 논문 사전발표 플랫폼(bioRxiv)에 이러한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아직 피어리뷰를 거치지 않은 해당 논문에서 "60℃에서 1시간 동안 둔 바이러스 일부가 여전히 복제 가능했다"면서 "바이러스를 완전히 없애려면 거의 끓는점 수준으로 온도를 올려야 했다"고 말했다.
실험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원숭이 신장 세포를 이용해 진행됐다. 연구진은 입속에서 채취한 샘플 등이 생물학적으로 오염된 실제상황을 모방하기 위해 동물성 단백질을 넣어 만든 `더러운` 환경과, 그렇지 않은 `깨끗한` 환경에 세포를 두고 열을 가했다.
실험 결과 `깨끗한` 환경에 있던 바이러스는 완전히 비활성화됐지만, `더러운` 환경에 뒀던 바이러스는 일부가 생존했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연구진은 "열을 가하면 감염력이 분명 떨어지지만,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양의 바이러스가 살아남았다"면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연구실 환경과 연구진의 안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바이러스양이 극도로 많은 샘플의 경우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92℃에 15분간 노출된 바이러스는 완전히 비활성화됐다면서도, 높은 열을 가하면 바이러스 유전물질(RNA·리보핵산)이 손상돼 감염검사의 민감도가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열보다 화학물질을 쓰도록 권했다.
한 익명의 중국 학자는 "프랑스 연구팀의 실험 결과는 가치가 있다. 하지만 실제 환경은 연구실 모의실험보다 훨씬 복잡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SCMP는 기온이 올라가면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힐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최근의 일부 연구에 따르면 여름에도 계속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중국 연구진이 이달 초 미국 의학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중국 장쑤성의 한 대중목욕탕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바 있다는 것이다.
목욕탕은 온도가 40℃ 이상이고 습도도 60%보다 높은데, 지난 1월 코로나19 환자가 방문한 목욕탕에서 8명이 감염됐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연구진은 "따뜻하고 습한 환경에서 코로나19의 전염성이 약해진다는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연구는 목욕탕 내 감염이 공기 중 비말에 의한 것인지, 손잡이 등 오염된 물체를 접촉해서 발생한 것인지 등 구체적인 감염경로를 특정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SCMP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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