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의 봉쇄정책 등의 영향을 고려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로 급격히 낮췄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0.1% 성장률보다 낮은 것으로서, IMF는 1930년대 대공황 이래 최악의 침체라며 경기침체를 공식화했다. 근 90년만에 최악의 성장률을 보인 해로 기록될 전망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IMF는 14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0%로 예상했다.
지난 1월 20일 3.3% 성장률을 제시한 IMF가 코로나19라는 돌출 변수로 인해 불과 3개월도 못 돼 전망치를 무려 6.3%포인트나 떨어뜨린 것이다.
IMF는 보고서에서 현재 상황을 대공황에 빗대어 `대봉쇄`(Great Lockdown)라고 표현했다.
IMF가 세계 경제성장률 자료를 공개한 1980년 이후 지금까지 마이너스 성장인 해는 2009년이 유일했다.
IMF는 대유행이 2분기에 잦아들고 억제 노력이 점진적으로 풀어지는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내년에는 5.8% 성장하며 반등할 것이라고 봤다.
이는 1월 전망치보다 2.4%포인트 상승한 것이지만 올해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가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기타 고피나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전 세계 경제적 손실이 내년까지 9조달러(약 1경96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세계 경제 3∼4위인 일본과 독일의 국내총생산(GDP)을 합친 것보다 크다.
고피나스는 2021년 회복이 코로나19 발병 이전 예측 수준에 못 미치는 부분적 회복일 뿐이라며 경제 전망에서 하방 리스크가 우세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IMF는 코로나19의 경로에 극도의 불확실성이 있다면서 확산세가 이어지거나 여파가 예상보다 오래갈 경우 결과가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 방역이 길어진다면 올해 성장률이 3%포인트 추가로 하락할 수 있고, 여기에 내년에 재발하는 최악의 상황이 생긴다면 내년 성장률 역시 추가로 8%포인트 떨어질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선진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은 1월 전망치보다 7.7%포인트 하락한 -6.1%로 전 세계 평균치보다 축소 폭이 더 컸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5.9%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1월 전망치보다 7.9%포인트나 떨어졌다.
특히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해 3.7%에서 올해는 두 자릿수인 10.4%로 치솟고 내년에도 9.4%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럽은 -7.5%로 예상됐다. 이 중 독일 -7.0%, 프랑스 -7.2% 등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고, 코로나19 피해가 큰 이탈리아와 스페인도 성장률이 각각 -9.1%와 -8.0%로 예상됐다. 영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6.5%다.
일본의 성장률은 -5.2%로 전망됐다.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 역시 1월 전망치보다 5.4%포인트 감소한 -1.0% 성장률이 예상됐다.
아시아에서 중국과 인도는 각각 1.2%, 1.9% 플러스 성장으로 마이너스는 피하지만 지난해 6.1%, 4.2% 성장률에는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1월보다 4.8%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이밖에 러시아(-5.5%), 브라질(-5.3%), 멕시코(-6.6%), 사우디아라비아(-2.3%), 남아프리카공화국(-5.8%) 등 다른 주요 20개국(G20) 국가도 마이너스 성장이 전망됐다.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1.2%다.
전 세계 무역은 올해 11.0% 감소하고 평균 유가는 42% 떨어진 배럴당 35.61달러로 예상됐다. 물가는 선진국에서 평균 0.5%,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에서 4.6%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IMF는 "많은 국가가 보건 충격, 국내 경제 혼란, 외부 수요 급감, 자본 흐름 역전, 상품가격 폭락 등 다층적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국가별로 광범위한 재정·통화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전염이 다른 곳에서 발생하는 한 어떤 나라도 재발을 포함해 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며 국제 사회의 강력한 다자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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