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초기 환자 1명이 평균 5.7명에게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사흘 간격으로 환자가 2배씩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5일 스티븐 산체와 린옌팅 등이 이끄는 미국 로스알라모스 국립연구소 연구진이 학술저널 `신종 감염병(Emerging Infectious Diseases)`에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기존 연구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초기에 환자 1명이 평균 2명가량을 전염시킨 것으로 추정했다.
로스알라모스 국립연구소 연구팀은 이런 추정치는 근거 자료가 불완전하다면서 후베이성 외부에서 발생한 초기 환자 약 140명의 사례를 바탕으로 확산속도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후베이성 외부에서 확진자가 나올 때는 중국 전역에서 진단 키트를 쓸 수 있었고 우한에서 온 방문객을 적극 감시했다"면서 "의료시스템도 마비되지 않았고 지역내 확진자를 적극 찾았던 만큼 보고 자료에 편향이 훨씬 적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휴대전화 자료를 이용해 우한을 오간 방문객 숫자를 추정했고 이렇게 얻은 추정치를 우한의 사망률 패턴과 비교했다. 사망 통계는 다른 데이터에 비해 명확히 정의되고 일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감염자가 2배가 되는 데 걸린 시간은 기존 추정인 6~7일보다 훨씬 짧은 2.3~3.3일이었다.
앞서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가오푸 주임 등 중국·홍콩 연구진은 1월 말 우한지역 환자 425명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환자 1명이 평균 2.2명을 감염시킨다고 추정한 바 있다.
또 지난달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과 이란 파에마 누르 대학 연구진은 각각 유럽과 이란에서 환자 1명이 3.87명, 4.86명을 감염시켰다고 밝히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02~2003년 유행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의 경우 환자 1명이 3명에게 전염시킨 것으로 평가한 바 있다.
한편 냉난방 장치에 의한 공기 흐름이 코로나19 감염에 주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중국 광저우 질병예방통제센터 루젠윈 등 연구진은 학술저널 `신종감염병`에 게재 예정인 논문을 통해 지난 1월 광저우의 한 식당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사례를 분석했다.
1월 23일 후베이성 우한에서 돌아온 첫 번째 환자는 다음날 식구들과 함께 해당 식당을 찾았다. 이들과 1m 정도 떨어진 옆 테이블에서 한 시간 정도 식사했던 다른 두 가족을 포함해 세 가족, 총 10명이 이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 외에 식당 같은 층에 있던 다른 고객 73명과 종업원들은 감염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해당 식당에 창문이 없고 층마다 냉난방 장치가 가동됐다면서 "비말이 냉난방장치 통풍에 따라 퍼졌다고 결론 내렸다. 감염의 핵심요소는 공기흐름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공기 중 전염경로에 대해 시뮬레이션 실험을 하지 않은 점 등 연구에 한계점이 있다고 인정했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잠해진 뒤 식당 영업 재개를 허용하면서 테이블 간 간격을 띄우도록 요구한 바 있다.
디지털전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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