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코로나19 치료기관의 핵심인 부산의료원 의료진 중 처음으로 확진환자가 나와 해당 병동이 부분 코호트 격리(동일 집단 격리)됐다.
부산시는 19일 오후 온라인 정례 브리핑에서 추가 확진자 2명이 발생해 누적 확진자가 129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추가 확진자는 부녀지간인 북구에 사는 58세 남성 A씨(128번 환자)와 부산의료원 간호사 25세 여성 B씨(129번 환자)다.
A씨는 최근 기침과 가슴 통증으로 선별진료소에서 진단 검사를 받은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외여행 이력이 없어 지역사회 감염으로 추정된다.
A씨 딸인 B씨는 부산의료원 간호사로 대구 요양병원에서 옮겨온 확진자 9명이 입원한 부산의료원 병동에서 근무 중 확진됐다.
부산에서 확진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이 확진된 것은 처음이다.
B씨가 근무한 병동에는 평소 의료진 60여명과 지원인력 40여명 등 100여명이 순환근무하는 곳이며 B씨 근무 동선으로 파악한 접촉자가 총 157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시는 해당 병동을 부분 코호트 격리하고 의료진 등 근무자와 B씨가 접촉한 157명 전원을 2주간 병원 내 별도 공간에 격리하고 검체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시는 또 뒤늦게 외래진료와 건강검진센터 운영을 중단했다.
A씨는 지난 12일 부산 강서구의 한 중소 교회에서 신도 146명이 참석한 부활절 예배에 참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는 해당 교회를 폐쇄 조치하고 예배자와 A씨가 접촉한 신도 등 총 160여명에 대한 자가 격리와 전수 조사에 나섰다.
부활절인 지난 12일 부산지역 교회 1천756곳 중 54.2%인 952곳에서 예배가 진행됐다. 이날도 1천756곳 중 56.0%인 984곳에서 예배가 열렸다.
부산시는 부녀지간인 A, B씨가 동반 확진됨에 따라 감염원인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시는 현재로서는 병원에서 확진자 치료 중 B씨가 감염돼 아버지 A씨에게 옮겼는지, 지역사회 감염으로 A씨가 딸에게 감염시켰는지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간호사 B씨는 주로 병원 기숙사에서 생활했지만 아버지 집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식사하기도 하는 등 가족간의 일상적인 접촉은 있었다고 부산시는 전했다.
부산시는 이 때문에 모녀에 대한 면밀한 역학조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A씨가 다닌 교회와 B씨가 근무한 부산의료원 밀접 접촉자에 대한 자가격리는 물론 증상 발현 여부를 살피고 있다.
부산에서는 지난달 24일 이후 해외입국자 등 외부 유입 환자 20명을 제외하면 지역사회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다.
보통 코로나19 잠복기인 2주의 2배인 28일간 확진자가 없으면 지역사회 감염이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본다.
하지만 지역사회 감염 종료를 의미하는 역학 기준을 이틀 앞두고 추가 확진자가 나온 셈이다.
방역 당국은 확진자 32명이 나온 부산 온천교회 등처럼 집단 감염 사태로 번지지 않을지 긴장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A, B씨 감염경로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정확한 감염원인이나 동선은 역학조사 후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부산 누적 확진자 129명 중 사망자는 3명, 완치자는 111명이다.
A씨 부녀를 포함한 15명이 부산의료원, 부산대병원 등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자가격리자는 3천182명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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