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주목받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실제로 환자에게 투여한 결과, 실질적 치료 효과가 없었고 오히려 사망 확률만 높아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지프 마가그놀리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약대 임상조교수 등이 이끈 연구팀은 21일(현지시간) 의학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연구팀은 아직 동료 평가를 거치지 않은 해당 논문에서 코로나19로 미국 보훈병원에 입원했다가 지난 11일까지 퇴원했거나 숨진 환자 368명의 의학 기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환자 중 통상적인 치료와 함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한 97명의 사망률은 28%로 나타났다.
반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하지 않은 환자 158명의 사망률은 11%에 그쳤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항생제인 아지트로마이신과 함께 투여한 환자 113명의 사망률은 22%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환자들의 개별 특성을 고려해 분석한 결과 이 약물을 투여한 환자의 사망 위험이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2배나 높다고 결론지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환자의 인공호흡기 이용률에도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논문에 따르면 이 약물을 투여한 환자의 인공호흡기 이용률은 13%로, 투여 없이 보조적 치료만 받은 환자의 사용률인 14%와 큰 차이가 없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항생제를 함께 투여한 환자 중에선 7%만 인공호흡기를 사용했다.
말라리아 예방·치료제 클로로퀸의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의 선물`이자 `게임 체인저`로 부르는 등 코로나19 치료제로 가능성을 주목받고 있다.
현재까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과학적 증거는 충분히 나오지 않았지만, 의사들은 대체로 처방에 큰 부담을 느끼진 않는 입장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하지만 주요 의료 시설 의료진들 사이에선 일부 환자에게는 이 약물 투여가 심장과 시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코로나19` 감염 예방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임상시험이 실시됐지만 적절한 대조군이 없어 결론을 도출하지는 못한 상태다.
삼성서울병원·부산대병원 감염내과 공동 연구팀(백경란, 이선희, 손현진)은 부산의 한 장기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던 환자 184명과 간병인 21명에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예방적 목적으로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실시했다고 22일 밝혔다.
의료진은 205명의 대상자를 상대로 2월 26일 이후 하이드록시클로로퀸 400㎎을 하루에 1회씩 총 14일간 투여하고, 부작용 등을 체크했다.
그 결과 임상연구 참가자 모두가 음성으로 최종 확인됐으나 연구진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과라고 단정하지는 못했다.
연구팀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코로나19 예방효과에 대한 결론을 도출하려면 향후 무작위 대조군을 활용한 추가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도 코로나19 예방용으로 이 약물을 투여하지 않는 상황에서 고위험 환자들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선제적으로 임상연구가 이뤄진 건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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