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길리어드"…코로나19 사냥 나선 K-바이오 30개사

양재준 선임기자

입력 2020-04-23 11:22   수정 2020-04-23 14:22

코로나19 항체치료제와 예방백신, 진단키트에 뛰어든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체외진단의료기기협회는 지난해 진단키트 총수출액은 2억 1,663만달러로 전년보다 45% 감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발생한 후 올해 1월 18%, 2월 50.7%, 3월 117.1% 등 매월 오름폭이 두 배 이상 확대되고 있다.
또, 미국과 유럽을 넘어 전 세계적인 팬데믹 쇼크 상황에서 수출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항체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셀트리온과 SK케미칼을 비롯해 바이오텍들이 뛰어들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길리어드사이언스를 비롯해 얀센, 바이엘, 애브비 등 굵직한 제약사들이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시험 승인 사이트(www.crinicaltrials.gov)에 따르면 23일 오전 10시 현재(한국시간 기준) 코로나19(covid-19 또는 Sars-CoV2)와 관련해 임상을 승인받아 진행중인 임상연구 건수는 832건이 올라와 있다.
이 가운데 글로벌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에볼라치료제인 `렘데시비르`(Remdesivir)이다.
렘데시비르는 지난 2월 25일 미국에서 임상시험 실시를 발표했으며, 국내에서도 임상3상 승인이 완료돼 임상이 진행중이다.
또, 중국에서는 이르면 이 달 임상시험 결과를 도출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애브비의 에이즈치료제인 `칼레트라`는 지난 1월 27일 중국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받았으며,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와 세계보건기구 등과도 임상시험 진행을 협업중이다.
독일계 다국적 제약사인 바이엘 역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성분 히드록시클로로퀸황산염)을 코로나19 치료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지 신속히 시험하라고 지시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 밖에 중국계 바이오텍인 애스클래티스 제약(Ascletis Pharma)와 후지필름홀딩스(Fujifilm Holdings)의 저장하이정 파마수티컬(Zhejiang Hisun Pharmaceutical), 얀센(Janssen Pharmaceutical Cos.),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 (Regeneron Pharmaceuticals, 사노피) 등 45개의 다국적 기업들이 에이즈치료제, 인플루엔자 치료제, 단일클론 항체치료제 등을 기반으로 코로나19 의약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셀트리온을 비롯해 SK케미칼, GC녹십자 등 대형 제약·바이오텍이 항체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뛰어든 가운데 기존 의약품으로 코로나19 치료에 적용하는 임상들이 전개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최근 국립보건연구원과 협력 연구를 통해 코로나19 치료용 항체를 발굴해 38종에서 중화능을 확인해 최종 항체 후보군으로 확정했다.
셀트리온은 이번에 선정된 최종 항체 후보군을 대상으로 세포주 개발 단계로 돌입할 예정이며, 세포주 개발이 완료되면 인체임상물질 대량생산에 착수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질병관리본부의 지원 아래 코로나19 서브유닛백신 후보물질 제작에 필요한 항원 부위 선별 및 유전자 합성과 다양한 후보물질 제작, 생산, 확보, 면역원성 평가분석법 개발, 동물에서 후보물질의 효능평가 등의 R&D를 수행하고 있다.
GC녹십자도 개발중인 후보물질(GC5131A)에 대해 코로나19 혈장 치료제로 상용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후보물질은 코로나19 회복 환자의 혈장에서 다양한 항체가 들어있는 면역 단백질만 분획해 만든 고면역글로불린(Hyperimmune globulin)이다.
이밖에 부광약품은 만성B형 간염치료제인 `레보비르`를 코로나19에 적용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또, 제약바이오협회는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공동 투자하는 조인트 벤처(합작회사)를 설립하거나, 유럽의 IMI(혁신의약기구)와 같은 민·관 공동펀드를 설립하는 방안을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동화약품과 대웅제약 등이 사노피파스퇴르연구소와 손잡고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준비중이며, 한국유나이티드제약과 일양약품, 부광약품은 기존의 약물을 이용해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는 약물 재창출 연구에 돌입한 상황이다.
바이오업계에서는 셀리버리, 노바셀테크놀로지, 이뮨메드, 코미팜, 아미코젠, 앱클론, SCM생명과학(인하대병원) 등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선언하거나 임상시험을 신청했다.
또, 스마젠과 지플러스생명과학은 플랫폼은 기반으로 한 코로나19 치료제 연구에 들어갔으며, 젬백스, 엔지켐생명과학, 유틸렉스 등도 뛰어들었다.
하지만, 제약·바이오업계는 일부 바이오기업들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자칫 신뢰마저 저해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많은 게 사실이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임상시험에 들어간 곳은 길리어드사이언스와 부광약품 단 2곳 뿐이며, 국책과제를 수행중인 셀트리온과 SK케미칼, R&D역량을 갖춘 GC녹십자, 이뮨메드 등 일부 기업만 개발에 대한 내용이 중간 발표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뮨메드의 경우 이번 주 서울대병원과 치료목적사용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HzVSFv13(주)에 대한 코로나19 임상시험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또, 일각에서는 치료제 개발 역시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단순히 주가 띄우기용으로 전락하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바이오업계는 실제 임상시험에 진입한 바이오텍만 선별해 옥석가리기에 나설 때라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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