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 이후 다주택자들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 부동산 법인을 악용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국세청이 부동산법인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조사에 나섰습니다.
보도에 조현석 기자입니다.
<기자>
올 1분기, 개인이 법인에 양도한 아파트 거래량은 1만3천여건, 이미 지난해의 70%를 넘었습니다.
국세청은 이들 거래에서 자녀에게 편법 증여하거나, 다주택자 규제 회피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있다고 보고, 전수 검증에 착수했습니다.
주주가 1명뿐인 부동산 법인 2969개, 가족 부동산 법인 3785개가 대상입니다.
지방의 병원장 A씨는 20대 자녀 명의의 부동산법인에 매달 허위광고료를 지급했고, 이 법인은 이 돈으로 20억원대 서울 강남 아파트를 사들였다 조사 대상이 됐습니다.
이 아파트엔 현재 자녀가 거주하는데, 사실상 편법증여입니다.
다주택자에 대한 투기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설립한 부동산 법인 5곳도 세무조사 대상이 됐습니다.
이 가운데 한명은 수십채 아파트를 가족 명의의 부동산 법인을 설립해 분산·보유하는 수법으로, 지속적인 갭투자를 통해 300억원대 부동산 투기를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단기간에 수십억대 부를 축적한 IT업계 CEO는 회삿돈을 개인 명의의 부동산 법인에 빼돌려 한강변 40억원대 아파트를 구입해 호화생활을 하다 덜미가 잡혔습니다.
<인터뷰> 임광현 국세청 조사국장
"앞으로 부동산법인을 가장해 투기규제를 회피하는 모든 편법거래와 탈루행위에 대해 철저히 검증하겠습니다. 부동산법인을 설립한다고 해서 세원관리 사각지대에 놓이는게 아니라 더욱 엄격하게 관리된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국세청은 이와함께 부동산법인의 아파트 양도차익에 대해서도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등 개인 다주택자의 세부담과 형평성이 맞도록 제도개선 방안을 관계부처에 건의할 계획입니다.
한국경제TV 조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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