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식시장에 유입된 개인 투자자 자금이 5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26조90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4조6천670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양대 증권시장을 합쳐 무려 30조7천570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특히 이달 들어 주가지수가 박스권에서 등락하는 가운데에도 개인 투자자는 지난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천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일간 기준 역대 최대 순매수 규모를 기록하기도 했다.
과거 공모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간접 투자에 눈을 돌렸던 개인들이 최근에는 직접 투자에 뛰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함께 향후 주식 매수를 위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코스피·코스닥시장의 투자자 예탁금은 44조4천689억원으로 작년 말(27조3천384억원) 대비 17조1천305억원(62.66%) 늘었다.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놨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이다.
이에 따라 최근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에 맞선 개인의 순매수를 빗대어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개미들이 `사자` 행진을 이어가면서 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락한 이후 도리어 역사적인 거래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0조7천804억원으로 작년 12월(9조1천635억원)보다 2.27배나 급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섰다.
이달 들어 4거래일간 평균 거래대금은 약 16조9천억원으로 전월보다 다소 줄었으나 작년 말과 비교하면 역시 85%나 급증한 수준이다.
지수 또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모처럼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증시의 기초 체력 자체가 탄탄해졌다는 호평도 나온다.
실제로 이달 들어 지난 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5천311억원, 기관은 2천67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으나 개인이 1조7천102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코스피는 지난달 말 대비 0.09% 하락하는 데 그쳤다.
다만 일부 개인 투자 자금이 변동성이 높은 원유선물 연계 상장지수증권(ETN)이나 인버스·레버리지 상품 등에 몰리면서 투기성 투자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결국 국내 주식시장이 한 단계 더 성숙한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의 장기적인 안목과 기업 가치에 기반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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