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충당금을 1년 전보다 서너 배씩 늘리고 있는 미국, 유럽 은행들과 달리
국내 시중은행들의 충당금 증가율은 10%도 안될 정도로 소극적인 편입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자세한 내용, 리포트로 보시겠습니다.
<기자>
코로나19에 따른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해외은행들은 대손충당금을 크게 늘렸습니다.
미국 1위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올 1분기 대손충당금을 47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 늘리면서, 순익이 반토막났습니다.
씨티그룹이 대손충당금도 70억3,000만 달러로 작년보다 3배 이상 늘렸습니다.
코로나19의 빠른 확산으로 경기 침체가 악화되는 건 물론, 늘어나는 대출에 대한 부실 우려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실제 해외 언론들은 미국과 유럽은행들의 충당금 규모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국내 금융사들은 충당금 적립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신한과 KB, 하나, 우리금융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사의 올 1분기 충당금은 6,700억 원 규모로 작년에 비해 9.5%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사들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하기 위해선 제도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이대기 금융연구원 실장
"외국을 보면 미래에 나타날 부실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충당금을 쌓을 수 있는 제도나 관행이 돼 있습니다. 우리나라 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쌓을 때는 기준이 있습니다. 많이 쌓고 싶다고 쌓는 것도 아니고, 바젤3나 국제적인 기준에 따라 쌓게 되는데…"
특히 지난 3월부터 소상공인과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긴급대출이 본격화됐지만, 이에 대한 부실율이 아직 정확한 수치로 예측되지 않는 만큼 충당금 적립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인터뷰] 이대기 금융연구원 실장
"그런데 연체율이 조금씩 증가하는 모습은 보이고 있고, 지금 현재 나가고 있는 대출의 성격을 봤을 때 예전처럼 선별적으로 좋은 대출만 보낼 수 있는게 아니라 유동성 지원을 해서 경제활성화를 위해서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짐작컨데 부실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 측면에서 대손충당금을 쌓을 필요가 굉장히 많이 요구되고 있는데 아직은 지표상으로는 잘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이미 올 2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연체율은 각각 0.01%p, 0.04%p 오른 상황.
올 하반기 은행들의 연체율 증가 등 부실 확대가 사실상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한국경제TV 장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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