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확산세가 주춤하지만, 주말을 어떻게 넘기느냐가 이번 사태 해결 여부를 판가름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적극적인 진단검사 시행, 생활 속 거리두기 조치 덕분에 급격하게 확산하고 있진 않지만, 전국에서 이미 `N차 전파`가 벌어진 만큼 지역사회에 감염의 `불씨`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1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달 6일 경기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사례는 약 열흘 만에 `4차 전파` 사례를 냈다. 지난 15일 확진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직원이다.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한 코로나19가 지인과 노래방을 매개로 클럽에 방문한 적도, 클럽 방문자와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옮아갔다. 클럽 방문자로부터 지인에게 2차 전파되고, 이 지인이 방문한 서울 도봉구 코인노래방에서 3차 전파, 이 노래방을 방문한 사람과 함께 지방에 다녀온 구치소 직원까지 4차 전파가 벌어진 것이다.
방역당국 역시 N차 전파 사례에 예의주시하며 이번 주말을 무사히 넘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아직 찾아내지 못한 클럽 방문자의 접촉자가 지역사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연쇄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외부활동과 모임이 많은 주말,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좁은 공간에 밀집할 수밖에 없는 종교행사가 집중되는 일요일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방역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되도록 밀폐되고 사람들이 밀집한 시설의 이용을 자제하고 불가피하게 종교행사, 결혼식 등에 참석하더라도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달라고 거듭 당부하고 있다.
최근 확진자가 나온 클럽, 노래방뿐만 아니라 모든 밀폐된 공간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헬스장과 같은 실내체육시설, 사방이 막힌 룸카페나 스터디카페 등도 예외가 아니다.
의료계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환기되지 않는 실내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포함된 비말(침방울)이 일정 시간 공기 중에 떠다니면서 전파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최근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당뇨·소화·신장질환 연구소와 펜실베이니아대학은 통상의 대화에서 나오는 비말이 공기 중에 8분 이상 부유해 코로나19를 유발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정기석 한림대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인구 밀도가 높고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여 환기가 잘되지 않는 곳에서는 누구나 코로나19에 노출될 수 있다"며 "밀폐된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자제하는 게 가장 좋고, 오랜 시간 머물러야 한다면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