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로 대표되는 수입 전기차 판매가 많이 늘어난 반면 국산 승용 전기차는 동력이 확연히 약해졌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 등을 보면 국내 전기차 판매는 올해 들어 4월까지 1만4천425대로 작년 동기보다 40.1% 뛰었다.
이는 저속 전기차와 중대형 상용차는 제외한 수치다.
전기차 시장 확대 중심에는 테슬라가 있다. 테슬라는 작년 4월까지는 판매가 236대였는데 올해는 4천75대로 늘었다.
모델S와 모델X만 팔다가 작년 11월 하순 보급형인 모델3를 내놓은 효과다.
테슬라 판매량이 올해 수입 전기차 판매(4천264대)의 대부분이다. 4월까지 수입 전기차 판매는 660% 치솟았다.
테슬라 모델3가 3천941대이고 닛산 리프가 99대(-60.6%), BMW i3 53대(-3.6%), 벤츠 EQC400 23대, 재규어 I-PACE EV400이 14대(-26.3%)다.
국산 전기차는 1만161대가 팔리며 작년 동기(9천735대) 대비 4.4% 늘었다.
올해 출시된 소형 상용 전기차인 포터II 일렉트릭과 봉고III EV가 선전하며 기여했다.
포터II 일렉트릭은 4월까지 2천684대 팔렸고 2월에 나온 봉고III EV는 1천256대가 판매됐다.
반면 승용 모델은 판매량이 6천221대로 작년 동기(9천735대)에 비해 36.1% 감소했다.
현대차 코나EV가 2천871대(-36.2%),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503대(-0.2%), 기아차 니로 EV가 1천211대(-48.1%), 쏘울 EV가 98대(-86.9%)로 모두 줄었다.
한국지엠 볼트 EV는 1천74대(-2.5%), 르노삼성차 트위지는 145대(-58.3%)로 역시 감소했다. 르노삼성차 SM3 Z.E.만 319대로 61.9% 증가했다.
올해들어 개별소비세 인하 등으로 국내 자동차 판매가 호조인 점을 감안하면 테슬라 외에 전기 승용차 부진이 더 두드러진다.
업계에선 국내 전기차 수요가 한정적인데다가 제품군이 특정 차급에 편중돼있어서 수요가 더 커지지 않은 점을 배경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전기차 수요는 새로운 기술에 개방적인 일부에 제한돼있다"며 "현재 판매 중인 국산 전기차로 그 수요는 어느정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게다가 현재 판매하는 승용 전기차 7종이 모두 비슷한 체급이다보니 다른 수요를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
전기차 고객의 주요 관심사가 주행거리여서 작고 가벼운 차가 많다. 판매 65.6%를 차지하는 코나와 니로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다.
이런 가운데 테슬라가 국내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고 다른 수입차 브랜드들도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에서 전기차로 관심을 넓히고 있다.
벤츠도 지난해 EQC400을 내놓은 데 이어 최근엔 `비전 EQS` 콘셉트카를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벤츠는 전동화 모델을 의미하는 `EQ`에 상위 클래스(등급) 모델에 적용하는 알파벳 `S`를 붙여 럭셔리 대형 전기차 세단을 지향함을 보여줬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내년에는 새로운 전기차를 내놓으며 공세를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내년 1월부터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으로 생산한 준중형 크로스오버차량(CUV) 전기차(개발코드명 NE)를 양산할 계획이다.
E-GMP는 기아차의 CV(개발코드명)에도 탑재된다.
지금까지 현대차의 전기차 모델은 기존 내연기관 차 모델에서 내연기관을 제거하고 그 공간에 전기모터를 설치해 만들었는데, 전기차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전용 플랫폼을 개발했다.
NE는 차체 아래쪽에 고전압 배터리를 평평하게 배치해 기존 전기차 모델에서 뒷좌석 공간이 좁아졌던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은 현대차가 작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한 전기차 콘셉트카 `45`를 기반으로 할 예정이다.
제네시스도 내년에 전기차를 출시하고 2024년 이후에는 전동화 라인업을 본격 확대한다. G80 전기차에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ㆍ기아차는 2025년까지 전기차 모델을 23종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쌍용차도 코란도 플랫폼 전기차를 내년에 내놓을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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