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복귀하나...감염경로 미확인 확진자 급증

입력 2020-05-28 08:2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중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사람의 비율이 연일 증가하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달 초 코로나19가 다소 잠잠해 지면서 정부가 방역체계를 일상생활과 방역의 조화를 병행하는 `생활속 거리두기`(생활방역)로 전환했지만, 최근 들어 다시 확산 조짐을 보이는 데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무증상 `깜깜이` 확진자까지 늘어나면서 부분적, 단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로의 복귀를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0시부터 전날 0시까지 신고된 확진자 303명 확진자 가운데 감염경로 조사가 진행 중인 경우는 23명으로 전체의 7.6%에 달했다.

종교 시설·실내 체육시설·유흥시설 등의 운영이 자제된, 즉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4월 22일∼5월 6일 2주간은 이 수치가 6.3%(확진자 112명 중 7명)였고, 이후 4월 29일∼5월 13일 2주 동안은 4%(확진자 201명 중 8명)로 떨어졌다.





그러나 생활속 거리두기 체계로 전환된 이달 6일부터 20일까지 2주간은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인 확진자 비율이 6.3%(304명 중 19명)로 다시 늘어났고, 특히 이번 주를 포함한 최근 2주간 비율은 7%를 넘어섰다.

신규 확진자의 감염 경로를 제때 파악하지 못하면 제1 감염원을 놓치게 되고, 결국 이는 n차 전파로 이어지면서 또 다른 감염을 유발하게 된다.

전문가들도 감염경로 미확인 환자 수 증가 추세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생활속 거리두기 체계 전환 당시 기준이 `일평균 신규 확진자 50명 이하`, `감염경로 미확인 사례 5% 이내`였는데 이미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가 5%를 넘어섰고 27일 0시 기준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 수도 40명으로 늘었다"며 현 상황이 심각한 수준임을 지적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최근 감염경로를 모르는 환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게 문제"라면서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으려면 다시 경각심을 끌어올리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방역당국은 현재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다중시설 이용을 자제하고 진단검사를 적극적으로 받아 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지역내 `조용한 전파` 확산세를 잠재우지는 못하고 있다.

거리두기 강화, 더 나아가 사회적 거리두기로의 복귀를 전망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다만 정부가 거리두기를 강화하더라도 국민적 피로도와 경제 악영향을 등을 고려해 전국 단위가 아니라 일단 수도권 등 감염 우려가 높은 지역부터 우선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서울, 경기, 인천에서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미분류 사례가 증가하는 양상이고 이에 따라 지역감염의 위험도도 증가한 상황"이라며 "위험도를 판단해보고, 통제 가능한 범위가 아니라고 판단하면 일부 유행지역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도 "지방자치단체의 판단에 따라서 감염병예방법에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면서 방역 수위 상향 조정이 가능함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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