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관의 강압적 체포 과정에서 숨진 뒤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것과 관련, 폭력 지양을 호소하는 한편으로 참석자 대다수는 존경과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인종주의의 병폐 해결을 위해 나설 대통령을 갖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위 주도 세력으로 극우 파시스트에 반대하는 극좌파를 가리키는 `안티파`를 지목, 이들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연일 이념 대결로 몰고 가는 가운데 이를 겨냥한 차원도 있어 보인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이 순간을 진짜 변화를 위한 전환점으로 만드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전국에 걸친 시위의 물결은 경찰의 관행 및 보다 광범위한 미국의 사법 제도 개혁이 수십년간 실패한 데 대한 진실하고 정당한 좌절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참석자들의 압도적 다수는 평화롭고 용감하며 책임감이 있고 고무적이었다"며 "그들은 비난이 아니라 우리의 존경과 지지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한편으로 진실된 분노에서든 아니면 순전한 기회주의에서든 다양한 형태의 폭력에 기도하는 일부 소수의 사람이 있다"며 이들이 순수한 사람들을 위험에 빠트리고 이웃의 파괴를 더 심각한 수준으로 만든다고 비판했다.
그는 동네에 있는 유일한 식료품 가게가 부서진 뒤 눈물로 인터뷰한 한 흑인 여성의 이야기를 예로 들며 "따라서 폭력을 봐주거나 합리화하거나 가담하지 말자. 우리가 우리의 사법 제도 및 미국 사회가 보다 높은 윤리적 규범에 의해 작동되길 원한다면 우리 스스로 그러한 규범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는 플로이드의 죽음에 분노한 이들을 향해 주·지역 선거에서 제대로 한표를 행사, 사법 제도의 개혁 등을 압박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가 전진해 나가면서 우리의 정당한 분노를 평화롭고 지속적이며 효과적인 행동으로 승화시켜나갈 수 있다면 이 순간은 우리의 고매한 이상들에 부응하기 위한 우리나라의 긴 여정에서 진정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특히 인종주의가 우리 사회를 좀먹는 역할을 하는 데 대해 인지하고 그와 관련해 무언가를 하기 원하는 대통령과 의회, 법무부, 연방 사법부를 확실히 갖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경찰 및 사법제도 개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선출직은 주(州) 및 지역의 관리들이라며 제대로 된 이들을 뽑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대해 성명을 내고 "이 사건이 2020년 미국에서 정상이 돼선 안 된다"면서 "새로운 정상`(뉴노멀)을 만들어내는 것은 인종, 신분과 관계없이 우리 모두의 몫"이라며 인종차별 문화 청산을 촉구한 바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달 9일 트럼프 행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 "혼란투성이 재앙"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하는 음성파일이 공개된 것을 시작으로 이번 대선 국면에서 본격 등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바마 때리기`와 맞물려 이번 대선이 `트럼프 대 오바마`의 대결 구도로 치닫는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에 "투표하라"는 말로 응수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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