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강제추행 혐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아무 말 없이 부산 동래경찰서를 빠져나갔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오후 8시 21분 유치장이 있는 동래경찰서 2층에서 1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이어 1층에 있는 통합민원실 입구로 나왔으나 미리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의 거듭된 질문에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취재진은 `혐의를 인정했나`, `부산시민들께 할 말은 없나`는 등 질문을 던졌지만 오 전 시장은 취재진을 바라만 볼 뿐 묵묵부답이었다.
이어 주차장에 대기하고 있던 SUV 차량으로 급히 몸을 옮겼다.
오 전 시장을 태운 차량은 불과 2분 뒤인 오후 8시 23분 경찰서 정문을 나섰다.
오전 10시 30분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지 10시간이 조금 안 되는 시간이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올해 4월 초 컴퓨터에 "로그인이 안 된다"는 이유로 부하직원을 집무실로 불러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그는 영장실질심사에서 성추행은 했다면서도 어떤 성추행을 저질렀고 어떤 말을 했는지 등 구체적인 혐의 내용을 확인하는 검찰 질문에는 전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오 전 시장은 영장실질심사 이후 동래경찰서 유치장에 대기하면서 오후 2시께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해 잠시 인근 병원을 다녀오기도 했다.
진료를 마친 오 전 시장은 오후 3시가 조금 넘어서 경찰서로 돌아왔다.
그는 이때도 굳은 표정만 한 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이날 동래경찰서에는 취재진 수십여 명이 몰렸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영장 기각과 관련한 자체 회의를 통해 본건에 대한 향후 수사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오 전 시장을 상대로 다른 의혹에 대해 계속해서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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