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은 3일(현지시간)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미국 전역에서 확산하는 시위 진압을 위해 군 투입을 허용하는 폭동진압법 발동 여부와 관련, "만약 필요하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폭동진압법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상황에선 폭동진압법 사용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이는 흑인 사망 사건 이후 격화하는 시위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만약 주(州) 차원에서 제대로 진압이 안 되면 군을 동원하겠다며 이를 규정한 폭동진압법을 쓸 수 있다고 지난 1일 밝힌 데 대해 에스퍼 장관이 이날 다른 입장을 내놓은 데 대한 반응이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자청, 시위 진압에서 군 동원은 마지막 수단으로, 가장 시급하고 심각한 상황에서만 사용돼야 한다면서 "우리는 지금 그런 상황에 있지 않다. 나는 폭동진압법 발동을 지지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끔찍한 범죄"였다며 "당일 사건 현장에 있던 경찰관들은 살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군 동원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공개적으로 선을 그은 것으로, 매커내니 대변인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에스퍼 장관의 경질 가능성과 관련해선 "현재 에스퍼 장관은 여전히 장관"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만약 대통령이 (에스퍼에 대한) 신뢰를 잃으면 앞으로 여러분은 그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고위 보좌관들은 에스퍼 장관이 트럼프가 내놓은 현역 군 투입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고 분개했으며 국방장관의 발언은 도를 넘은 것이라고 봤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국방부 수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현역 군 사용 여부를 놓고 결별했다"며 에스퍼 장관이 이번 발언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불화를 빚고 있다고 전했다.
CNN방송도 에스퍼 장관이 시위 대응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를 끊는 발언을 한 뒤 불안한 상황에 놓였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