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인종차별 항의 시위 과정에서 1만명 이상이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AP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25일 미네소타주에서 위조지폐 사용 신고를 받고 출동한 백인 데릭 쇼빈 전 경관이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무릎으로 목을 9분 가까이 짓눌러 숨지게 만든 사건 이후 미국 주요 도시에서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경찰이 검거한 이들은 대부분 통행 금지 명령을 어겼거나, 해산명령에 불응하는 등 비교적 가벼운 범죄 혐의를 받고 있으나 강도와 약탈 혐의로 체포된 이들도 수백명 있었다.
도시별로는 로스앤젤레스(LA)에서 가장 많은 2천500여명이 체포됐으며, 뉴욕에서는 그다음으로 많은 2천여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수도 워싱턴DC에서도 400여명이 검거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시위에 외부 세력이 개입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고 AP는 지적했다.
일례로 미네소타주 시위 참가자 80%가 주 밖에서 왔다는 팀 월즈 주지사 주장과 달리 지난 주말 사이 미네소타에서 체포된 52명 중 41명은 미네소타주가 발행한 운전면허증을 소지하고 있었다.
워싱턴DC에서도 체포된 이들 중 86%가 워싱턴DC에 살고 있거나, 워싱턴DC와 인접한 메릴랜드주와 버지니아주 출신으로 나타났다.
한편, LA에서는 `국민 시의회`(the People`s City Council)가 체포된 시위대를 위해 사용할 기금으로 200만달러(약 24억원)를 모았다. 여기에는 46만명 이상이 10∼20달러(약 1만2천∼2만4천원)씩 소액을 기부했다고 AP는 설명했다.
이 기금은 인권운동 단체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LA지부와 1930년대부터 인권 수호 운동에 앞장서 온 미국 변호사협회(National Lawyer Guild)에 전달될 예정이다.
캐스 로저스 미국 변호사협회 LA지부 이사는 시위 과정에서 경찰에 체포된 사람 중에는 산책하다가, 또는 스마트폰으로 약탈 현장을 촬영하다가 억울하게 붙잡힌 사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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