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허덕인 싸이월드, 결국 사업자등록증 말소

입력 2020-06-04 20:31  


경영난에 시달려온 싸이월드가 결국 폐업 처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현장 조사에 나섰다.
4일 과기정통부와 IT업계에 따르면 싸이월드는 지난달 26일 국세청 직권으로 사업자 등록증이 말소됐다.
현행법은 세금을 장기간 체납하거나 장기간 부가세 신고를 하지 않은 법인은 담당 세무서가 직접 폐업할 수 있게 돼 있다.
그러나 싸이월드는 과기정통부 측에는 폐업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은 싸이월드 같은 부가통신사업자가 폐업 전에 과기정통부에 사전 신고하게 돼 있다. 이는 국세청의 사업자 등록증 말소와는 별개 절차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실제로 싸이월드가 사업을 접었는지 확인하고자 이날 오후 송파구 방이동 본사를 찾아 빈 사무실과 임대료 체불 사실 등을 확인했다.
현장 조사를 나온 과기부 관계자는 "경영악화로 직원들이 점차 퇴사해서 폐업 단계를 밟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현재 폐업 여부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확정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2016년 현재 건물에 입주한 싸이월드는 한때 3개 층을 쓰기도 했으나 올해 초부터 정리를 시작해 4월 중순께 완전히 철수했다고 한다.
싸이월드 측은 철수 당시 "투자를 받아 더 적극적으로 다시 사업을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건물 관계자는 "아마 건물 임대료가 비싸서 이사한 것 같은데 어디로 갔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싸이월드 전제완 대표 등 관계자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1999년 설립된 싸이월드는 2000년대 중후반까지 `국민 SNS`의 지위를 누렸으나 스마트폰의 급속한 확산에 적응하지 못하고 트위터·페이스북 등 외국계 SNS에 밀려 급속히 추락한 이후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을 이어갔다.

프리챌 창업주 출신인 전제완 대표가 2016년 인수한 이후 삼성의 투자를 유치해 뉴스 서비스를 개발하고 암호화폐(가상화폐)를 발행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좀처럼 경영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서버 비용 등 최소한의 유지비 부담도 버거워지면서 한때 접속이 끊기는 등 서비스가 불안정해졌다.
이에 미니홈피에 저장된 사진을 옮길 수 있게 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하는 등 싸이월드를 걱정하는 사용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과기정통부가 현장 조사에 나선 이날 현재도 웹브라우저로 싸이월드에 접속하면 첫 페이지는 뜨지만, 로그인 등 주요 기능은 작동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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