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의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수 주체인 제주항공과 계약상 여러 조건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영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 절차를 중단한 명목상의 이유는 베트남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 지연입니다.
제주항공은 그러나 베트남에서 기업결합승인이 난다고 하더라도 그대로 인수가 마무리되는 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이런 절차와는 별개로 계약상 여러 선행조건들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선행 조건 가운데 하나인 이스타항공과 타이(태국) 이스타젯과의 관계 정리는 해결됐습니다.
이스타항공은 타이 이스타젯이 항공기를 리스하는 과정에서 보증을 섰고 문제가 생겼을 때 잔여 리스기간 동안 사용하겠다는 계약을 한 바 있습니다.
또 다른 쟁점은 6월 현재 250억 원에 달하는 직원 체불임금입니다.
이스타항공 측은 제주항공과 계약을 맺을 당시 앞으로의 채권·채무를 제주항공이 떠안는 조건으로 매각가격이 결정됐고, 여기엔 체불임금도 포함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제주항공은 경영권이 넘어온 것이 아닌 상황에서 책임을 질 이유가 없다면서, 대주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경영진이 해결하라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박이삼 /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위원장
“노동자 체불임금을 과연 누구한테 받을지를 고민하는 게 정상이냐는 거죠. 우리는 어쨌든 악의적으로 임금체불한 당사자이든, 인수를 미루면서 고통스럽게 하는 제주항공이든 상관없다.”
이스타항공 측은 계약금으로 받은 115억 원은 운영자금에 투입됐고, 이번 매각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더라도 전환사채 인수와 세금 납부 등을 하게 되면 줄 돈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제주항공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최대한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대로 매각이 불발된다면 이스타항공의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가운데 산업은행이 이스타항공 매각 불씨 살리기에 나섰습니다.
산업은행은 베트남에서의 기업결합심사가 통과되면 두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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