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754명 > 5월 729명
가을전 재유행 가능성 높아
날씨가 더워지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일 것이라는 예측이 빗나가면서 여름철이라도 얼마든지 전국적 재유행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호흡기계 바이러스는 겨울에 왕성한 활동성을 보이다가 여름철에 수그러드는 특성을 보이는데 코로나19는 전파 속도가 워낙 빨라 이런 `계절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감염병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때문에 당초에는 코로나19 유행이 여름철에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가 가을철에 다시 유행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유력했지만, 지금은 가을이 오기 전 언제라도 재유행이 벌어질 수 있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달 1∼17일 발생한 확진자는 총 754명으로, 이미 지난 5월 한 달간 확진자 수 729명을 넘어섰다.
수도권의 집단감염이 물류센터, 종교시설, 방문판매업체, 탁구장 등을 고리로 연쇄 전파된 탓이다.
지난 9일에는 서울에 첫 폭염특보가 내려지는 등 한여름 같은 날씨가 이어지기도 했지만 코로나19 확산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호흡기계 바이러스는 보통 날씨가 춥고 건조할 때 활발하게 증식하고, 온도와 습도가 높을수록 기운을 잃는 특성이 있다. 바이러스의 숙주인 사람의 몸이 겨울철에는 면역력이 약해져 더 잘 감염된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독감(인플루엔자)으로 대표되는 계절성 호흡기질환이 매년 날씨가 춥고 건조한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유행하는 사실이 바이러스의 이런 특성을 잘 나타내 준다.
코로나19와 유전적으로 비슷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역시 과거 중국에서 유행했던 시기를 보면 겨울인 2002년 11월 중순 처음 등장해 여름에 접어든 2003년 7월에 소멸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역시 다른 호흡기계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계절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보면서도 이례적으로 빠른 전파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는 한 환자가 생기고 그다음 환자가 발생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평균 3일 정도에 불과하다. 여름철이 바이러스 증식에 불리한 시기인 것은 맞지만 이런 왕성한 전파력이 아예 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n차 감염`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여름철에도 한 번 집단발병 사례가 나오면 여러 곳으로 퍼지는 패턴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코로나19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면역력이 없기 때문에 전파가 잘 차단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가을이 오기 전에 얼마든지 대규모 감염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지역사회 내 `숨어있는 감염자`를 광범위한 진단검사로 찾아내는 현행 방역체계를 거론하면서 지금과 같은 시스템하에서는 단순히 여름철이 됐다고 해서 확진자가 자연스럽게 줄어들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한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 센터장(서울대 감염내과 교수)은 "이미 지역사회 감염이 토착화됐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때 확진자 수는 어느 정도 수준으로 검사를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현재 무증상 감염자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감염자의 연결고리가 이어지면서 확진자가 계속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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