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 "현금 챙겨라"…자산 매각·투자 재고

입력 2020-06-23 10:17   수정 2020-06-23 10:23




미국 대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해 현금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자산을 매각하고, 투자를 재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5월 PNC파이낸셜서비스 그룹은 블랙록의 지분 130억달러어치를 매각했다. 회사는 이를 거의 25년간 보유해왔으나 코로나19로 이를 단번에 처분했다.

이로부터 한 달 뒤 사노피는 제약사 리제네론 제약의 전체 지분 5분의 1가량을 대부분 매각했다. 거래액은 117억달러 규모였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회사가 다른 인수안 등을 포함해 전략 목표를 재고하는 차원에서 매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난주에는 소프트뱅크가 T모바일에 보유한 지분 300억달러가량의 대부분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기업들의 지분 매각이 잇따르고 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미국 상장사의 지분 280억달러어치 이상이 매각됐다. 10억달러 이상의 거래는 총 8건으로 상반기 매각 규모는 역대 최대 규모다.

역대 연간 최대 매각 시기는 2012년도로 당시엔 22건의 거래로 총 760억달러어치가 처분됐다.

기업들의 지분 매각이 활발해지는 것은 코로나19로 자본의 효율적 사용에 대한 요구가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위기가 닥치면서 기업 이사진들은 더 자주 회동하고 경영진들은 이사회에 주간 단위로 재무 상황과 사업 현황을 보고하고 있다.

기업들의 현금 확보도 크게 늘었다.

딜로직 자료에 따르면 미국 상장사들은 3월 말 이후 2분기 동안 주식자본시장을 통해 1천480억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이전 최대는 1999년 4분기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엘리프 빌기 자파롤리 글로벌 자본 시장 담당 공동 헤드는 "이사회는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토론이 더는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만 엄격한 것이 아니다. 최고경영자(CEO)들과 이사회와도 토론을 가지며 후원자나 벤처자본가들과도 토론에 나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위기로 기업들이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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