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던 홍석천·이원일의 찹쌀탕수육과 떡갈비, 그리고 정형돈의 도니도니 돈가스는 모두 한 회사에서 만들어진 제품이다. 대박 아이템의 주역은 바로 장순묵 대표가 이끄는 중소 식품업체 대흥푸드다.
장순묵 대표가 식품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소비자들의 사랑과 행복을 받고 싶어서였다. 행복한 직원들이 생산하는 식품으로 소비자와 함께 행복을 나눈다는 게 장 대표가 이야기하는 기업가정신이다.
식품을 업으로 하는 만큼 장 대표가 가장 철저하게 지키는 원칙은 위생관리다. 정직한 재료에 양심적인 조리 과정을 거쳐 무결점의 맛있는 음식만을 생산하는 것이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대흥푸드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과 지역사회 발전 유공 표창 등을 받기도 했다. 장 대표는 “저 혼자만의 힘이 아니고 대흥푸드 전 직원의 힘”이라고 말한다.
장 대표는 젊은 시절 정육점을 열었다. 7평짜리의 작은 가게는 머지않아 일주일에 돼지 50마리와 소 2마리를 취급할 정도로 커졌다. 커져가는 규모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장 대표는 다른 분야로 확장을 시도했다.
그중 유통 사업이 가장 잘 맞아, 장 대표는 59세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대흥푸드를 설립했다. 2015년 창업한 대흥푸드는 불과 5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매출액 세 배 성장’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장 대표가 말하는 고속 성장의 비결은 소비자의 입맛을 끊임없이 분석하고 맞춰 간다는 전략에 있다.
대흥푸드의 위생관리 원칙은 ‘무결점 제품’의 생산이다. 특히 인체에 조금이라도 유해할 수 있는 요소는 철저히 배제한다. 또한, 거의 모든 공정은 수작업으로 정성을 담아 만든다고 한다.
대흥푸드의 대표 상품으로는 돈가스와 탕수육 등 냉동 반조리 육류 제품이 있다. 이들 제품은 쫀득한 식감이 살아 있으면서 염지가 잘 되어 적절한 감칠맛을 낸다. 염지는 대흥푸드가 자랑하는 비결이기도 하다.
염지 단계에서는 원료육에 식염과 육색 고정제, 염지 촉진제 등을 첨가해 일정 기간 담가 놓는다. 24시간 숙성을 거친 다음 이후의 공정에 들어간다. 맛과 부드러운 육질을 살리면서 식감을 좋게 하고 잡내가 제거되는 등의 포인트가 모두 이 염지에 달려있다. 그만큼 섬세함이 요구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정확한 측정도 공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돈가스의 경우 정확히 150g이 되어야 하며 조금이라도 중량이 적게 나온 제품은 생산라인에서 제외된다. 중량을 달고 난 후 통과된 돈가스 고기는 신선도와 맛을 보존하기 위해 영하 40도 이하에서 급속 냉동시킨다.
생산라인의 마지막 과정은 포장실에서 이뤄진다. 특이한 점은 엑스레이 촬영으로 이물질 검사를 한다는 점이다. 굳이 엑스레이 기기까지 동원하는 이유는 고기 부위를 사용하다 보니 뼛조각이 들어있다는 클레임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겉에 있는 뼈는 바로 식별이 가능하지만, 속에 박힌 뼈는 분간이 어려워 투시기를 사용한다고 장 대표는 설명했다.
이렇게 금속 검출기와 중량 선별기를 거쳐 중량 미달이나 금속 등이 포함된 제품들은 별도로 분리된다. 그리고 최종 검사를 무사히 통과한 제품들만 포장, 출고하는 것이 대흥푸드 생산 현장에서 철저히 지켜지는 원칙이다.
생산 공정만큼 장 대표가 정성을 들이는 곳이 있다. 바로 직원들의 복지혜택이다. 대흥푸드에는 회사 창립 멤버로 17년 이상 일해 온 이들도 적지 않은데, 그동안 단 한 번도 임금 체불이 없었다고 한다. 위생과 맛에 있어서 누구보다 까다롭지만, 이 때문에 들어가는 노고에는 충분한 보상을 해준다. 이렇게 정당한 대우를 받고 일해야만 직원들이 품질관리에 사명감을 가질 수 있다고 장 대표는 강조했다.
대흥푸드 사내에는 특별한 증서가 붙어 있다. 바로 가족친화인증서이다. 근로기준법 이상으로 직원 복지에 신경을 쓰는 기업에게 주어지는 증서이기도 하다. 실제로 대흥푸드에서는 유자녀 직원을 위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으며, 직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발마사지기 등이 갖춰진 휴식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여성 직원들이 많은 만큼 육아휴직 같은 여성복지가 활성화된 것도 특징이다. 주변 산업단지 내에서도 대흥푸드는 직원 복지로 유명하다. 6개월의 출산휴가와 자유로운 휴가 기간 활용 등 대기업 못지않다.
식품 회사인 만큼 대장균, 살모넬라 같은 세균 미생물 검사 실험실도 별도로 마련됐다. 실험실에서는 제품이 출시되기 전에 맛이나 냄새, 이취가 나는지 먼저 먹어보고 이상이 있는지 수시로 검사하는 과정을 거친다.
신제품 테스트 공간 역시 장 대표가 신경을 쏟는 곳이다. 색깔, 간, 식감 등을 꼼꼼히 평가하는가 하면 포장 단위와 수율도 회의를 통해 정한다. 메뉴명부터 시작해 마지막에는 제품 출시에 대한 여부와 어떤 연령대와 계층이 타겟인지 결정한다. 대흥푸드는 최상의 제품만을 내놓기 위해 실제로 직원들이 직접 먹어보고 만족한다고 느꼈을 때만 출시를 하게 된다. 신뢰를 무엇보다 중시하는 장 대표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경영컨설팅사업부 신옥 지점장은 장 대표에 대해 “이미 기업가정신을 경영철학으로 삼고 잘 실행하고 있는 분"이라고 평했다. 신 지점장은 ”제품 생산에 대한 시스템뿐 아니라 고객 만족과 직원들의 행복, 더 나아가 지역사회의 소외계층까지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스템이 마련된 곳으로, 이런 기업가정신이 그대로 계승된다면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기업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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