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 교회를 중심으로 다시 급속히 퍼지는 가운데 방역당국이 교회 집단감염 확산세를 잡기 위해 `강화된 방역지침`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들어 서울과 경기지역 교회에서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데다 특히 방역당국이 세세하게 관리·감독하지 못하는 교회 내 각종 소모임을 고리로 확진자가 끊이지 않고 나오자 맞춤형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교인이 9천명에 달하는 경기 수원시 중앙침례교회와 관련해 전날 교인 2명과 가족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처음 확진된 지표환자는 지난 19일 처음 증상이 나타났는데, 증상 발현을 전후해 4차례(17·19·21·24일) 예배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날 예배를 본 참석자는 717명으로,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와 경기도 안양시 주영광교회에서는 전날 각각 8명, 7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는 27명, 18명으로 늘어났다. 두 교회 교인은 각각 1천700여명, 80여명 규모다.
교회 집단감염 사례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 `슈퍼 전파` 사건 이후로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신천지 교회 확진자는 5천명이 넘는다.
수도권 개척교회 관련 감염자는 현재까지 119명이며 그밖에는 성남 은혜의강교회 67명, 부천 생명수교회 50명, 서울 만민중앙교회 41명, 부산 온천교회 39명 등이다. 정규 예배나 대규모 행사가 아닌 소모임에서 5명 이하의 집단감염이 확인된 사례도 적지 않다.
교회에서 집단감염이 잇따르는 이유는 찬송가를 부르거나 식사를 함께하는 과정에서 비말(침방울)이 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이 종교시설에 대해 밀폐된 공간에서 노래 부르지 않기, 단체식사 자제하기 등의 방역지침 준수를 당부하고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영광교회의 경우도 교회 내에서 환기가 잘 이뤄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교인들이 식사도 함께한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친목을 바탕으로 하는 소모임에서는 현실적으로 방역관리자 지정은 물론이고 마스크 착용하고 대화하기, 서로 간에 거리두기 등의 세부 방역지침이 지켜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왕성교회 집단감염도 성가대 모임과 MT 등을 통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방역당국은 정규 예배나 행사는 물론 소모임에서도 방역지침이 철저히 지켜지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애초 종교시설 자체를 특별관리대상인 `고위험시설`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최근 발생한 교회 집단감염의 상당수가 각종 소모임 활동에서 비롯됐다는 판단에 따라 실질적인 정밀대책 마련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추정된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종교모임에 대해 전반적으로 고위험시설, 고위험 행동으로 규제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목적을 더 엄밀하게 정해서 `정밀타깃`하는 방안 등을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다"며 "조만간 실증사례를 중심으로 조치를 강구하고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