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셧다운' 오늘 입장 발표...M&A 여부도

입력 2020-07-07 06:29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이 폭로전 양상으로 치닫는 가운데 제주항공이 이르면 오늘 셧다운 지시 등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최후통첩`을 보내 인수 무산 수순을 밟는다는 시각이 우세했던 만큼 이날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한 의지를 재차 밝힐지도 주목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날 이스타항공에 대한 셧다운과 인력 구조조정 지시 등 M&A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쟁점에 대해 전반적인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그동안 M&A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이스타항공의 경영에 일체 관여한 바 없다고 주장해 왔으나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측은 최근 잇따라 녹취파일과 회의록 등을 공개하며 이 같은 주장이 거짓이라고 비난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가 전날 공개한 녹취 파일에 따르면 이석주 당시 제주항공 대표는 3월20일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셧다운하는 것이 예를 들어 나중에 관(官)으로 가게 되더라도 이게 맞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열린 3월 9일과 10일 양사의 간담회 회의록에는 제주항공이 기재 축소(4대)에 따른 직원 구조조정과 비용 통제를 위한 전 노선의 운휴를 요구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체불 임금 역시 그동안 제주항공이 주장한 바와 달리 제주항공이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내용이 수차례 언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셧다운과 임금 체불 등에 대한 책임을 놓고 양측이 진실 공방을 벌이던 가운데 이 같은 녹취파일과 회의록이 공개되며 제주항공은 도덕성에 타격을 입게 됐다.

또 그동안 제주항공은 M&A 지연 책임이 선결 조건을 이행하지 않은 이스타항공의 책임이라고 주장해 왔으나 이번 건으로 M&A 지연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희망퇴직 계획은 양사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이전부터 이스타항공이 자체적으로 준비한 사안이라고 반박하고 나서 이를 둘러싼 진실 공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임금 체불 해소 책임에 대해서도 제주항공은 "딜 클로징을 빨리 해서 지급하자는 원론적 내용이며 클로징 전에 책임지겠다는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양사 대표의 통화 내용 녹취 파일과 임원진 간담회 회의록,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에 보낸 인력조정 계획안과 파일 정보 등이 공개되며 진실게임을 넘어 폭로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폭로로 갈등이 더 커진 만큼 양사의 M&A가 결국 무산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지난 3일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과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차례로 만나 M&A 성사를 당부한 만큼 양사가 막판 극적 타협을 통해 M&A를 마무리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가 포함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정의당, 참여연대 등과 함께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항공을 규탄하고 정부의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8일 오후에는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총력 결의대회도 연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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