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실시된 싱가포르 총선에서 싱가포르 집권당 국민행동당(PAP)이 전체 의석의 89%를 차지하며 다수당 지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야당이 55년 싱가포르 역사상 최다 의석을 확보하면서 사실상 `여당의 패배`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CNA 방송 등 현지 언론과 외신 등에 따르면 개표 결과 PAP는 전체 93석 중 83석을 차지했다.
국부로 추앙받는 리콴유 전 총리가 설립한 PAP는 1965년 독립 이후 치러진 17차례 총선에서 모두 승리했고, 이번에도 승리가 점쳐졌다.
그러나 의석 점유율은 89.2%로 사상 처음으로 90% 아래로 떨어졌다.
1965년 독립 이후 치러진 17차례 총선에서 PAP 의석 점유율은 모두 93%를 넘었다.
득표율도 지난 2015년 총선 당시 69.86%에서 8.62% 포인트나 하락한 61.24%를 기록했다.
반면 야당인 노동자당(WP)은 10석을 차지하며 지난해 총선 6석에서 약진했다.
10석은 야당이 역대 총선에서 차지한 가장 많은 의석이다. 기존에는 6석이 최다였다.
리 총리의 동생 리셴양이 가세해 기대를 모았던 전진싱가포르당(PSP)은 한 석도 얻지 못했다.
그러나 창당 1년에도 불구하고 여러 선거구에서 선전하면서 정치적 존재감을 남겼다.
싱가포르 야당사(史) 전문가인 록호영은 로이터 통신에 "이번 결과는 일부 야당의 예상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55년 싱가포르 역사상 집권 여당 최악의 `패배`는 코로나 사태와 이로 인한 사상 최악의 경제침체 전망 그리고 고질적인 소득 불평등 문제 등에 대해 민심이 집권 여당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PAP가 총선 이후 민심을 고려해 정책에 변화를 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PAP는 2011년 총선에서도 일자리와 이민 문제가 불거지면서 득표율이 60%로 급락하고, 야당에 의석 6개를 내주는 등 최악의 `패배`를 당하자 해외 인력채용 규정을 강화하는 정책 등을 내놓은 바 있다.
이와 함께 리 총리에서 헹스위킷 부총리로의 총리직 승계 작업 속도에 변화가 생길지도 주목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집권당인 PAP와 10개 야당 등 총 11개 정당이 의원 한명을 선출하는 단독선거구(SMC) 14곳, 4~6명을 선출하는 집단선거구(GRC) 17곳을 각각 놓고 경쟁했다.
한편 투표 시간은 애초 오후 8시(현지시간)까지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조치로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지 못한 유권자들이 늘어나면서 막판에 오후 10시로 2시간 연장됐다.
그러나 일부 야당이 반발해 선거 결과를 놓고 논란도 예상된다.
집권 여당 PAP 선거를 이끈 리셴룽 총리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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