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받는 이재용 역할론…"전문경영인은 감당 못할 위기"

김민수 기자

입력 2020-07-15 17:27   수정 2020-07-15 17:40

김현석 사장 "불확실성 시대 리더의 역할 중요"
"전문경영인 감당 못할 위기"…이재용 역할론 부상
삼성전자 김현석 대표이사 사장(CE부문장)이 15일 서울 논현동 삼성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관련임원들과 판매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이 내년에 삼성이 감당하지 못할 위기가 예상된다며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현석 사장은 오늘(15일) 가전 사업 점검차 서울 논현동 디지털프라자를 찾아 "코로나 때문에 트랜드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며 "삼성전자가 감당하지 못하는 속도로 갈지도 모른다. 이 또한 우리에게 큰 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이럴 때 가장 중요한게 리더"라며 "전문경영인들로는 불확실한 시대에 필요한 투자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불확실성의 시대 가장 중요한 게 리더"
김 사장은 "불확실성 시대에 대규모 투자나 인재 영입 같은 걸 해결해주는 것이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석 사장의 발언은 검찰의 기소 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론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큰 숲을 보고 방향을 제시해 주는 리더 역할은 이재용 부회장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사례를 들어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을 설명했다.

지난 2007년 이재용 부회장이 IFA에 방문해 `LED 제품이 앞으로의 트렌드`라고 선언한 이후, 삼성이 2009년 LED TV를 출시하고 그 뒤로 모든 LCD TV가 LED TV로 바뀐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또 2012년 이 부회장이 50~80개에 달하던 TV 리모콘 버튼을 10개 이내로 줄여야 한다는 숙제를 낸 이후 버튼을 없애는 대신 음성인식 리모콘을 최초로 만든 사례도 설명했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이 30년 묵은 숙제를 풀었다`고 극찬한 바 있다.

○ "보복소비는 이제 끝…4분기부터 어려울 것"
김현석 사장은 미국이나 선진국 중심으로 5월 중순부터 갑자기 소비 늘면서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잘 나왔지만, 4분기부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특히, 내년부터 자국 보호가 강해질 것이고, 국가 간 무역 마찰로도 나타날 수 있다"며 "삼성전자는 90% 이상이 해외 매출인데, 이런 자국보호 경향이 심해지면 우리한테는 큰 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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