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6일(현지시간) 7만7천명 이상 발생, 또다시 일일 최다 확진 기록을 갈아치운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를 외면하며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계속되는 지지율 하락세와 맞물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리더십 실종 논란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셈이다. 마침 미국인 10명 가운데 6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에 반대한다는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미 CNN 방송은 17일 `트럼프 대통령의 터무니없는 진두지휘 거부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직과 정부의 전면적 권한을 세계 제2차대전 이후 최악의 국내적 위협을 대처하는데 쓰기를 거부하고 있다"며 "바이러스에 의해 하루하루가 황폐해지는 상황에서 그의 거부는 더더욱 임무를 등한시하는 것이자 정치적으로 자멸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상사태에 적절한 방식으로 행동하기를 거부할 뿐 아니라 백악관의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망신주기 작전을 관장하는 일에서부터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는 지역 당국자들의 노력을 약화시키는 일에 이르기까지 미국에서 가장 센 발언권을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쪽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타협적 태도`는 그가 대통령 권한을 개인적, 정치적 이득을 추구하기 위해 그것도 반헌법적 방식으로 사용하기를 좋아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만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최근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일으킨 `40년 지기` 비선참모 로저스톤에 대한 사실상의 사면조치 등을 그 예로 꼽았다.
이번 주 들어 플로리다와 텍사스, 애리조나 등이 코로나19 감염자 발생의 기록을 세우며 중환자 병동과 영안실이 가득 차는 현실 속에서도 백악관은 코로나19 팬데믹의 현실에 의도적으로 눈을 감고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대통령이 이 나라에서 엄청난 지지율을 얻고 있다고 믿는다"며 `역사적 코로나19 대응`이라고 자화자찬한 케일리 매커내니 대변인의 브리핑을 들어 `현대사에서 가장 재앙적인 정부 실패를 엄청난 정치적 성공으로 생각하는 행정부`의 기이한 인식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더욱이 수천명의 사람이 죽어나가고 있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은 바이러스의 재확산을 가라앉히기 위해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CNN은 트럼프 행정부의 부실한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다른 나라들을 대조하면서 한국을 꼽기도 했다.
CNN은 "미국의 재앙은 다른 산업화한 국가들과의 비교를 통해 가장 잘 표현될 수 있다"면서 한국을 그 예로 들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도 그 위협을 부인하는 동안 한국은 공격적인 조치로 바이러스를 질식시켰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섣부른 정상화 드라이브와 달리 과학에 기반, 봉쇄 조치를 충분한 기간 취한 사례로 꼽았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점점 악화되는 재앙에서 시선을 돌리고 있다며 그 끔찍한 현실을 부인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면 공개적 장소에서 코로나19에 대해 거의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으며 보건 당국자들과 함께 나타나는 일도 없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와는 상관없는 행사 개최 등을 통해 이미 다른 주제로 넘어갔다는 인상을 주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또한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에 대한 대책 차원에서 지난 15일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을 전격 교체한 것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악화일로의 국가적 위기와 비극은 외면하면서도 재선 캠프를 개편할 시간은 있었다고 꼬집었다.
CNN은 트럼프 행정부의 개교 드라이브와 관련, `과학이 학교 정상화의 걸림돌이 돼선 안된다`는 매커내니 대변인의 전날 브리핑 언급을 들어 "트럼프의 실패한 위기 접근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발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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