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후원자에게 5,000만원 빌린 뒤 5년째 안갚아

입력 2020-07-19 09:07   수정 2020-07-19 09:20

생활비 명목으로 5,000만원 빌려…이자 빚 1,300만원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고액후원자에게서 5천만원을 빌린 뒤 5년째 갚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자 빚 1천300만원도 주지 않았다.
19일 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 앞서 국회 정보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2015년 8월 28일 A씨에게서 5천만원을 생활비 명목으로 빌렸다.
박 후보자는 연 5.56%의 이자를 매월 지급하기로 하고, 1년 뒤인 이듬해 8월 27일까지 원금을 갚겠다는 차용증을 썼다. 이 차용증은 국회에 제출됐다.
박 후보자는 그러나 현재까지 채무를 갚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차용증에 명시된 변제 기일에서 이미 4년 가까이 지난 상태다. 다달이 주겠다던 이자도 주지 않아 1천300만원 넘게 미납했다.
박 후보자 측은 2016년이던 변제 기일을 올해 8월 27일까지로 연장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차용증을 새로 쓰지 않은 채 구두로만 4년 연장에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자 측은 "만기일(내달 27일)에 원금과 이자를 모두 지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의 재산신고 가액은 17억7천만원이다.
A씨는 김대중 정부 시절 급성장한 통신장비 제조업체 D사의 회장이었다. 박 후보자에게 정치자금을 꾸준히 기부하기도 했다.
국회의원 고액기부자 명단에 따르면 A씨는 박 후보자에게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1차례에 걸쳐 5천500만원을 후원금으로 냈다. 거의 매년 평균 500만원씩 꼬박꼬박 후원한 셈이다.
생활비로 5천만원을 빌려주기 직전인 2015년 4월에도 500만원을, 직후에도 1천500만원을 후원했다.
A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50년 지기 친구가 급하다고 해서 돈을 꿔준 것"이라며 "(박 후보자가) 55년 전 미국 뉴욕에서 가발 장사를 할 때부터 친구"라고 설명했다. 차용증 구두 갱신에 대한 질문에는 "대답할 의무가 없다"라고 했다.
미래통합당 관계자는 "박 후보자가 재산이 없던 것도 아닌데 2016년 갚기로 해놓고 지금까지 이자 한 푼 주지 않고 그냥 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사실상 불법 정치자금으로 볼 여지가 있다. 청문회 때 철저히 따지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종합소득세도 늑장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청와대의 내정 발표 전날인 지난 2일 390만원, 내정 직후인 지난 6일 15만원의 종합소득세를 냈다. 종합소득세 납부·신고 기한은 5월이다.
박 후보자 측은 "4·15 총선 낙선 후 사무실 정리 등으로 세금 문제를 꼼꼼히 챙기지 못했다가 최근 미납을 알게 돼 정리했다"고 해명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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