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서울의 오피스텔 매매, 올 들어 최다
정부가 잇달아 발표한 부동산 대책이 아파트 규제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서울·경기권을 중심으로 다세대·연립·오피스텔로 투자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19일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달(6월) 경기 지역 다세대·연립주택 매매량은 이날 기준으로 6,186건으로, 2008년 5월 매매량(6,940건) 이후 12년 1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 시장도 상황이 비슷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를 보면 지난달 서울 다세대·연립주택 매매는 이날 기준 5,748건으로 집계돼 2018년 3월 매매량(5,950건)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다치를 경신했다.
오피스텔 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5월까지 서울과 경기의 오피스텔 매매량은 각각 5,312건, 3,907건으로 지난해보다 56.3%, 49.2% 급증했다.
또 서울의 올해 6월 오피스텔 매매량은 이날까지 1,241건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6월에 계약된 거래는 신고 기한(30일)이 아직 열흘 이상 남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매량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연립·다세대주택의 매매가 늘어나는 것은 저금리로 시중에 유동자금이 넘치는 환경 속에서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대책의 사정권에서 벗어난 비(非)아파트 시장을 투자처로 찾는 수요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16대책으로 15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살 때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됐으나 그 대상은 아파트로 한정됐다.
이어 올해 6·17대책에 따라 지난 10일부터 수도권을 비롯한 규제지역에서 3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사면 전세자금대출이 제한되거나 회수되지만, 연립·다세대는 이를 적용받지 않아 여전히 전세 대출을 통한 갭투자가 가능하다.
이런 영향으로 수도권의 연립·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의 매맷값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연립·다세대 매매가격 변동률은 0.14%로, 지난 3월과 더불어 올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의 오피스텔 매매가격 변동률은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지난 5월 소폭 하락(-0.02%)했지만, 지난달(0.03%)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정부는 7·10대책을 통해 주택 임대사업 등록제도를 대폭 손질하기로 했으나 다세대주택, 빌라, 원룸, 오피스텔은 등록임대사업의 세제 혜택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이들 상품으로 투자 수요가 옮겨갈 가능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신축 빌라인 서울 광진구 구의동 `드림힐7차`와 서울 동작구 상도동 `홈씨아트 로얄`은 7·10 대책 직후인 지난 13일 하루에만 각각 6건, 7건의 매매 계약이 이뤄졌다.
서울 마포구 마포동 `벽산빌라` 전용면적 228.32㎡는 지난 8일 24억원에 매매됐다. 지난달 13일 이보다 면적이 넓은 230.01㎡가 18억원에 매매된 것보다 6억원 뛴 가격이다.
세제 혜택이 상대적으로 커진 오피스텔도 매매가 활발해지고,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있는 오피스텔 `이지크라운`은 지난 16일 하루에만 무려 20건의 매매가 발생했다.
서울 마포구 도화동 오피스텔 `마포트라팰리스`는 지난 13일 전용 80.3㎡가 8억9천만원(30층)에 매매 계약돼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같은 면적이 지난 3월 7일에 기록한 직전 최고가(8억5천만원)보다 4천만원 높은 금액이다.
7·10 대책에 따라 앞으로 2주택자는 주택을 구매할 때 8%, 3주택 이상과 법인은 12%의 취득세를 내야 하지만, 오피스텔의 취득세는 4.6%로 기존과 동일하다.
그간 비주거 상품인 오피스텔이 취득세가 비싸다는 인식이 있었으나 7·10 대책으로 이런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오피스텔의 경우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 같은 보유세 중과 대상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유동자금이 풍부한 환경 속에서 규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주거 상품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시세도 오르는 것"이라며 "대표적인 서민 주택인 연립·다세대와 1∼2인 젊은 가구가 많이 사는 오피스텔에 상대적으로 취약 계층이 많이 거주하는 만큼, 정부가 풍선효과 방지 대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