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0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6개월에 대해 "이제 마라톤을 뛰는데 10㎞ 정도 온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정 본부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코로나19는 신종 감염병이다 보니 처음부터 모든 대응 체계를 새로 만들어야 했고, 그간 해보지 않은 조처를 해야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본부장은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마라톤을 뛰는데 10㎞ 구간을 100m 달리기로 전력 질주하지 하지 않았나 싶다"면서 "앞으로는 장기전에 대비해 지속할 수 있고 효율적인 대응 시스템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간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의료 자원과 인력을 대거 투입하며 추가 감염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긴 호흡으로 코로나19 장기화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 본부장은 가장 큰 위기로 대구·경북지역 집단발병을 꼽으면서 "아무래도 대구 신천지 사건이 매우 큰 충격이었다. 여러 가지 대응 체계를 준비 중인 단계에서 대규모 유행을 맞았기 때문에 매우 큰 혼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많은 어르신께서 코로나19로 사망하고, 응급실에서도 사망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가장 큰 위기였다"면서 확진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치료병상이 부족했던 점이 가장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정 본부장은 이어 앞으로 코로나19와의 `긴 싸움`이 계속되는 만큼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그는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 상황에서 방역 목표는 우리의 의료·방역체계, 사회 시스템이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발생 규모와 속도를 억제하고 통제해 고위험군의 생명을 보호하고 사회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라면서 "코로나19를 근본적으로 예방 관리할 수 있는 백신, 치료제 개발과 확보가 중요한 과제다. 코로나19 환자 증가에 대비한 의료 대응 역량을 확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증 이상의 환자를 제때 신속하게 치료할 수 있는 병상과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한편, 코로나19 외 다른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관련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이다.
정 본부장은 아울러 "요양시설, 사회복지시설, 의료기관 등에서 철저한 감염 관리와 방역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며 "역학 대응의 효율성을 높이고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인력을 투입하고 정보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관련 사항들을) 정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19 방역 성과의 공을 국민들에게 돌리며 감사함도 표시했다.
그는 "국민들께서 방역당국에 신뢰를 보내준 것이 가장 큰 보람으로, 방역당국이 당부하는 많은 예방수칙을 잘 지켜주고 믿어준 부분이 가장 큰 보람이었다"면서 "국내 감염이 일부 감소했지만 앞서 경험한 것처럼 방심하면 또 큰 규모의 유행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상존한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가급적 집에서 안전한 휴가를 보내며 재충전의 계기로 삼아달라"고 당부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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