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확산' 증권사의 대처법…"지점 키워라"

박승원 기자

입력 2020-07-22 12:50  



올해도 국내 증권사들의 `지점 다이어트`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모바일트레이딩 시스템(MTS) 등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운영 효율화를 위해 지점을 줄이는 대신 거점 대형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38개 증권사의 지점수는 올해 1분기 현재 883개로, 지난해 말(911개)과 비교해 3.1% 줄었다. 증권사의 지점 축소는 꾸준히 이어져왓다. 지난 2016년 말 1,258개였던 증권사 지점은 2017년 1,107개, 2018년 1,073개로 줄어든데 이어 지난해엔 1,000개 밑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 NH투자증권은 오는 9월 말 업무 효율화를 위해 부산 소재 인근점포 2곳을 1곳으로 합치는 지점 대형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다음달 3일 중앙우체국과 분당우체국WM을 인근 지점과 통합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다음달 지점 통합과 관련해 1차 작업은 마무리됐다"며 "향후에도 경영 상황에 맞춰 지점 통폐합을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현재 구체적 통폐합 계획은 없지만, 대형화, 효율화가 지점 운영의 정책 기조인 만큼, 향후 지점 통폐합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지점 대형화에 나서는 것은 갈수록 지점이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을 통한 주식거래가 늘어나는데다, 비대면 계좌개설 등이 확산되면서 기존 지점을 재정비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 역시 비대면 강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계좌개설 등의 단순 업무 등은 모바일이나 유선을 통해 가능해지면서 지점 접근성의 중요도가 과거보다 낮아진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증권사들 역시 비대면 고객들을 위한 인력과 서비스 강화로 영업 방식을 변경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월 전문자격증을 보유한 자산관리 어드바이저들로 구성된 `디지털자산관리센터`를 출범시켰다. 이 센터에는 전문자격증을 보유한 43명의 자산관리 상담사가 국내외 주식, 주가연계증권(ELS),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대한 투자 조언을 제공한다.

KB증권도 올해 2월 서울 강서구 마곡에 `프라임(Prime)센터`를 개설하고 소액투자자 및 온라인 고객들이 언제든지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온라인 고객을 대상으로 투자 정보와 특판 상품을 제공받을 수 있는 유료 구독 서비스인 `프라임클럽서비스`도 출시했다.

삼성증권 역시 최근 대폭 증가한 언택트 고객들을 위해 전담 상담조직을 만들고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 PB 52명을 배치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용부담과 비대면 방식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증권사들의 지점 축소는 불가피한 방향성"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향후에도 증권사들은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증권사들의 지점 수는 지금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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