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시장에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위험자산인 주식 가격이 동반 강세를 이어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시중에 막대한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유동성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17포인트(0.01%) 내린 2,228.66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급등의 여파로 다소 조정을 받긴 했으나 이날 종가는 올해 3월 19일 기록한 연저점(1,457.64)과 비교해 771.02포인트(52.9%) 상승한 수준이다.
지수는 연초 대비로도 1.4% 상승하며 코로나19의 여파에 따른 급락분을 만회했다.
같은 날 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04% 오른 7만1천7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로써 금 가격은 지난 16일(7만300원) 이후 1주일도 채 안 돼서 종가 기준 최고가를 또다시 경신했다.
이에 따라 금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26.8% 급등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는 8월 인도분 금이 온스당 1.5%(26.50달러) 오른 1,843.90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11년 9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주가와 금값이 함께 상승하는 현상은 특수한 경우로 볼 수 있다.
통상적인 경우라면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될 때 금과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는 대체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값과 주가의 동반 상승은 중앙은행의 유동성 확대가 초래한 `유동성 랠리`로 볼 수 있다"면서 "경기 침체 직후에는 항상 금과 증시의 급등이 동시에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코로나19 이후 시장에 축적된 유동성이 주가는 물론 금, 은, 구리 등 자산 가격을 일제히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잔존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에 따른 위험자산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금이 선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연말로 갈수록 달러화 약세 압력이 높아지면서 금 가격 상승을 지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증시는 일단 회복했으나 향후 경제가 정말로 정상화될까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달러에 문제가 생긴다고 가정할 때 지금 사 둬야 할 투자대상이 뭐냐고 한다면 금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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