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칼 주식 70만주를 담보로 200억원을 대출 받았다.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3자 주주연합`(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한진칼 신주인수권(워런트) 공개 매수에 나서자 이에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진칼은 조 회장이 지난 16일 한진칼 지분 70만주(1.18%)를 담보로 농협은행으로부터 200억원을 대출받았다고 지난 23일 공시했다. 이자율은 2.25%, 담보유지비율은 120%다. 계약 기간은 내년 7월16일까지로 1년이다.
한진칼은 조 회장이 대규모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목적에 대해 "사용처에 대해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3자 주주연합이 최근 한진칼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40여만주를 확보한데 이어 워런트 공개매수에 나서자 조 회장이 견제하기 위해 실탄을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이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추진하는 1조원대 유상증자에 참여할 자금 마련 목적으로 최근 3,00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했다. 3자 주주연합은 BW공모에 총 9,000억원을 넣어 지분 40만여주를 확보한 데 이어 워런트 120만주를 주당 2만5,000원에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120만주를 모두 확보한 뒤, 기존에 확보한 40만여주까지 합해 모두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면 3자 주주연합의 지분율은 45.41%로 커진다. 그러나 조 회장의 경우 워런트 확보에 나서지 않는다면 지분이 38.7%로 줄어든다.
이에 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위기감을 느끼고 경영권 방어에 나섰을 것이라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200억원을 모두 워런트 매입에 쓴다면 40%대 지분율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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