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언급만 해도 주가폭등…美 제약사 내부자 수익 1조원

입력 2020-07-26 15:36   수정 2020-07-2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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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몰려드는 자본 투자 덕분에 미국 제약업계가 돈 잔치를 벌였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 3월 이후 미국 11개 제약업체의 경영진과 대주주 등 내부자들이 보유주식 매각으로 최소 10억달러(한화 약 1조2천억원)를 벌어들였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와 공동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제약회사 모더나의 경우 1월 이후 주가가 세 배 이상 폭등해 기업가치가 300억 달러(약 36조원)로 불어났다.
이 와중에 모더나 관계자들은 2억4천800만달러(약3천억원) 상당의 보유주식을 매각해 현금을 챙겼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제약회사 내부자들도 천문학적인 이득을 얻었다.
직원 수가 15명에 불과한 제약회사 `백사트`(Vaxart)는 트럼프 행정부가 백신 개발을 위해 발표한 `초고속 작전`의 후보로 선정됐다는 뉴스에 주가가 폭등했다.
주당 35센트(420원)에 불과하던 주가 1달러 미만을 일컫는 소위 `동전주`(penny stock)가 일약 14달러(1만7천원)를 찍기도 했다. 1월 이후 주가 상승률은 3천600%에 달했다.
그러나 백사트는 미국 정부의 백신 개발 계획에 후보로 검토된 것은 사실이었지만 자금 지원까지 받지는 못했다.
그런데도 백사트 지분 3분의 2를 소유했던 뉴욕의 헤지펀드 아미스티스 캐피털은 주가 폭등을 최대한으로 이용했다.
아미스티스 캐피털은 주식 워런트를 이용해 백사트 주식 2천100만주를 최저 30센트(약360원)에서 1달러10센트(약 1천300원)에 취득한 뒤 6달러58센트(약 7천900원)에서 12달러89센트(약1만5천500원)에 매각했다.
아미스티스 캐피털이 주식 워런트 거래로 챙긴 차익만 1억9천700만달러(2천372억원)에 달한다.
이와 함께 아미스티스 캐피털은 기존에 보유했던 주식도 모두 매각했다.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자들이 몰려드는 사이 최대 주주는 지분을 모두 매각한 것이다.
미국 정부도 이런 제약업계 내부자 거래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NYT는 미국 보건부가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주식시장에서 큰돈을 벌어들인 일부 제약회사 중 미심쩍은 회사들과 관련해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우려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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