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철 전 금통위원이 시중의 유동성이 과잉상태라고 볼 수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조 전 위원은 코로나19로 수출이 어려워진 만큼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건설투자로 흐르도록 해 내수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지수희 기자입니다.
<기자>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주장하는 `비둘기 파`로 분류됐던 조동철 전 금통위원이 현재의 유동성을 과잉상태로 볼 수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시중의 유동성을 파악하는 광의통화량(M2)이 역대 최대치(3065조8천억원)를 기록하고 있지만 낮은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설명입니다.
<인터뷰> 조동철 전 금통위원(현 KDI교수)
"우리나라 인플레이션이 0%대에요.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플레이션 목표) 2%에 미달하고 있습니다. 유동성은 충분히 공급해서 지나치게 낮은 인플레이션을 올려야 한다는 점에서 과잉유동성이 라고 볼 수 있느냐..."
조 전 위원은 풀린 유동성이 갈데가 없는 현 상황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기준금리가 0.5%로 내려가면서 기업대출이 늘었지만 예금도 함께 늘어 쓰이지 못한 돈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 올 상반기 은행 예금도 지난해의 두배나 늘어나는 등 시중에 풀린 돈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 전 위원은 풀린 돈이 쓰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그 대안으로 건설투자를 제시했습니다.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어 수출을 끌어올리는 것이 힘든 만큼 건설 투자를 통해 내수를 활성화하면 일자리가 늘고 간접적으로 소비도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인터뷰> 조동철 전 금통위원 (현 KDI교수)
"금리나 유동성에 제일 민감게 반응하는 내수 항목은 건설투자입니다. 유동성 많아지면서 주택 수요가 늘어나는게 사실상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 수요가 증가했을 때 공급이 같이 따라주면 경기 활성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건데 그게 차단돼 있는 것입니다. 수요는 정책에 의해서 늘어났는데 공급이 따라주지 못해 가격만 상승한 상황입니다."
조 전 위원은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가 일본식 디플레이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통화정책을 더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본은 1990년대 자산버블이 붕괴하면서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장기 디플레이션을 겪었습니다.
고령화 속도가 빠르고 경제 구조가 일본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도 디플레이션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조동철 전 금통위원 (현 KDI교수)
"디플레이션 방어는 통화정책의 영역입니다. 유로나 미국도 일본처럼 되지 않기위해 과감한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통화정책이 큰 하나의 축이지만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모든 경제정책이 모아져야합니다. "
다만 조 전위원은 일본의 경우 주택가격의 버블이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주택가격이 일본처럼 폭락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국경제TV 지수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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