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국가비상사태 기한을 10월 15일까지 더 늘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하원은 29일(현지시간) 표결에서 정부가 요청한 국가비상사태 연장안을 승인했다. 재적 의원 중 찬성 286명, 반대 221명, 기권 5명이 나와 가결됐다.
전날 상원도 찬성 157명, 반대 125명으로 이를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정부는 오는 10월 15일까지 의회 승인 없이 봉쇄를 포함한 각종 방역 대책을 신속하게 수립·시행할 수 있다.
정책 시행에 필요한 행정 절차가 대폭 단축되는 것은 물론 방역 정책과 관련한 지방정부의 권한도 커진다.
이탈리아는 중국 우한 출신의 60대 관광객 부부가 처음으로 로마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 1월 31일 6개월 시한의 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비상사태 연장은 이탈리아에서 여전히 하루 200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독일과 스페인 등에서도 제2의 감염파동 우려가 나온데 따른 것이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전날 상원 연설에서 "확진자 수가 줄었지만 바이러스는 여전히 돌고 있으며 세계적인 상황도 우려스럽다. 특히 이웃 국가들이 처한 상황을 보면 주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비상사태 연장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애초 연말까지 비상사태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정부가 의회의 감시를 받지 않고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휘두른다는 야권의 반발에 연장 기한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3월 폐쇄된 전국 모든 학교의 개학 시점을 9월 14일로 정하고 현재 세부 방역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아울러 9월 20∼21일에는 상·하원 의원 수 감축을 위한 국민투표와 7개 주의 지방선거 등을 동시에 치러야 한다.
28일 기준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4만6천488명으로 전 세계에서 15번째로 많다. 사망자 규모는 3만5천123명으로 미국·브라질·영국·멕시코에 이어 5번째다.
이날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81명이고 사망자는 1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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