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개성 출신 탈북민의 월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 위험이 커졌다며 수도 평양에 사실상 준봉쇄령을 내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1일 `특급경보가 발령된데 맞게` 제목 기사에서 "평양시비상방역지휘부가 지하철도역과 장거리버스정류소, 평양시로 들어오는 입구와 경계점들을 비롯한 주요 지점마다 방역초소들을 증강배치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방송도 "평양시가 40여개소에 방역 초소를 새로 설치해 평양시에 대한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장거리 운행을 하는 버스 대수와 하루 여객 수, 운행시간들을 구체적으로 장악하고 방역학적 요구에 따르는 해당한 대책을 세워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탈북민의 월북으로 코로나19 유입 가능성이 커졌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정권을 받드는 핵심세력이 모여사는 평양이 동요하지 않도록 준봉쇄수준으로 강력히 통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개성 민심 돌보기도 이어지고 있다.
노동신문은 `개성시민들의 생활조건보장을 철저히` 제목의 기사에서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이행할 데 대한 당 정치국 결정이 채택된 후 많은 식량이 긴급히 수송돼 개성시민들에게 공급되고 있다"며 주민용 연료, 수산물, 부식물, 의료품도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 공식 서열 2위인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겸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개성 지역을 긴급 점검하며 방역과 물자반입 상황을 살펴보기도 했다.
방역 지침을 어긴 사례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노동신문은 별도 기사에서 "어느 한 도(都) 비상방역지휘부에서는 의료 일꾼(간부)들을 병원 개건현대화 공사에 동원시킨 것으로 하여 주민 세대들에 대한 검병검진 사업이 매우 형식적으로 진행되게 했다"고 꼬집었다.
한 공장에서는 종업원들이 드나드는 정문에 방역초소도 설치하지 않았고, 어떤 간부는 마스크도 규정대로 착용하지 않고 업무를 봤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러한 현상들은 해이된 사고방식을 뿌리 뽑지 못한 데로부터 초래된 것"이라며 "악성 비루스(바이러스) 유입에 문을 열어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최대비상체제의 요구에 맞게 사고와 행동의 일치성을 더욱 철저히 보장하자` 제목의 사설에서도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안일한 인식에 포로돼 만성적으로, 기계적으로, 실무적으로 대하는 온갖 해이된 현상들을 단호히 뿌리뽑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북한은 아직 확진자는 없다는 입장이다.
신문은 전날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단 한명의 신형코로나비루스감염자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 데 이어 이날도 비슷한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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