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지방은행 격전지 떠오른 중금리 대출시장

김보미 기자

입력 2020-07-3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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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부 지방은행과 외국계은행들이 중금리 대출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중금리 대출은 신용 4~7등급에 해당하는 중신용자들이 받을 수 있는 대출상품을 의미한다.
명확하게 정해진 금리 구간은 없지만 통상 1금융권은 6~10%대, 2금융권의 경우 10~15%대를 적용받는다.
은행연합회 ‘가계 일반신용대출의 금리구간별 취급비중’ 자료에 따르면, BNK경남은행의 중금리 대출(연 6~10%대로 산정) 비중은 지난해 12월 기준 2.8%에서 올해 6월 11.5%까지 뛰어올랐다.
BNK경남은행이 공급한 가계 일반신용대출 가운데 중금리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의미이다.
같은 기간 전북은행은 23.8%에서 33.8%로 반기 만에 10%p를 끌어올렸고,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역시 6.6%에서 17.5%로 3배 가까이 비중을 늘렸다.
4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우리, 하나)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중금리 대출 비중을 줄여나가자, 고객층을 넓히는 틈새전략으로 이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특히 지방은행의 경우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지역 기업대출 수요가 줄다보니 시중은행과의 경쟁이 완화된 현 상황를 활용해 부진을 만회하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기준 4대 시중은행들의 중금리 대출(연 6~10%대로 산정) 공급 비중은 낮게는 1%대까지 떨어졌다.
KB국민은행이 지난해 말 6.2%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3.0%로, 신한은행이 6.6%에서 4.1%로, 우리은행은 5.6%에서 1.0%로, 하나은행은 9.3%에서 7.4%를 기록했다.
오는 9월 말까지로 계획했던 코로나19 관련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유예 조치가 다시 한번 연장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시중은행으로서는 충당금을 대거 쌓고 대출 비중을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 건전성 관리에 나설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금리대출의 경우 다른 대출에 비해 마진이 작고 지속적인 연체율 관리가 필요하다”며 “최근 코로나 사태와 초저금리 기조 등으로 중금리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4대 시중은행을 제외하더라도 중금리대출시장을 둘러싼 금융권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조원 규모의 중금리 대출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이미 6,600억원 가량의 대출이 실행됐다.
여기에 증자를 완료한 케이뱅크도 3년 간의 개점휴업을 만회하기 위한 본격 영업에 시동을 걸었다.
케이뱅크는 최근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가계대출 3종을 내놨는데, 추후 비대면 주택담보대출까지 뛰어들어 인터넷은행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애큐온저축은행, OSB저축은행 등 저축은행업계도 올해 3분기에만 80개에 육박하는 중금리 대출 상품 출시를 예고했는데, 이는 2년 전인 지난 2018년 3분기 28개 상품에서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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