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리라화 이틀째 달러 대비 최저치…대통령은 "일시적인 현상"?

입력 2020-08-08 00:30  


터키 리라화의 가치가 이틀째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7일(현지시간) 터키 리라화의 달러 대비 가치는 장중 1달러당 7.3677리라를 기록했다. 이는 석 달 만에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전날(달러당 7.2690리라)보다도 1%가량 하락한 것이다.
터키 중앙은행은 리라 가치가 하락하자 "공개시장 운영의 일환으로 주요 외환 딜러에게 제공하는 유동성 한도를 현재의 절반으로 줄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리라 가치의 급격한 하락을 막기 위해 환율의 변동 폭을 줄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중앙은행은 성명을 내고 "가격 안정 및 재무 안정 목표에 따라 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외 경제 전문가는 리라화 가치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급격한 금리 인하를 지적하고 있다.
터키 정부는 2018년 경제 위기 당시 리라 환율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24%까지 인상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무라트 우이살 중앙은행 총재가 취임한 이후 1년 만에 기준금리를 24%에서 8.25%로 급격하게 인하했다.
일반적으로 기준 금리를 올리면 외화 대비 자국 통화의 가치가 높아지고, 기준 금리를 낮추면 자국 통화의 가치는 낮아진다.
중앙은행의 급격한 기준 금리 인하에 국내외 경제 전문가들은 리라화 가치가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아울러 중앙은행이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를 대규모 매도한 탓에 터키의 외화보유액이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터키 중앙은행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터키의 외화 보유액은 863억 달러로 3월 말과 비교할 때 약 60억 달러 감소했다.
그러나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달 17일 기준 금을 제외한 터키의 외화보유액은 492억 달러라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도 터키 당국이 환율을 관리하기 위해 올해 6월 말까지 650억 달러를 썼을 것으로 추정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리라 가치 하락에 대해 "일시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터키 경제는 구조적으로 튼튼하며 일시적인 시장 변동은 항상 있어왔다"며 "리라는 곧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우리는 어제보다 강하며, 내일은 더 강해질 것"이라며 "누구도 우리를 속이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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