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부양책 협상 결렬…트럼프, 독자적 '행정명령' 추진

입력 2020-08-08 13:59  

美 경기부양책 여야 합의 결렬
트럼프 "민주당이 구호책을 인질 삼아"
급여세 유예·실업수당 연장 독자안 추진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안 협상을 위한 미국 정부와 야당인 민주당 지도부의 협상이 현지시간 7일 성과 없이 끝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독자적인 행정명령 추진 카드를 꺼내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개인 리조트에서의 기자회견에서 민주당과 추가 부양책을 합의하지 못하면 독자적인 지원책을 담은 행정명령에 주말까지 서명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연말까지 급여세를 유예하고 추가 실업수당을 연장하는 한편 학자금 융자, 세입자 강제퇴거 중단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이 중요한 구호책을 인질로 삼는 것을 지속하면 나는 대통령 권한 하에 미국민이 필요로 하는 구호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압박은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의 회동이 무위로 끝난 뒤 나왔다.

므누신 장관은 회동 직후 "대통령은 합의를 원했으나 아무 진척을 못 이뤘다"며 "대통령에게 주말 동안 일부 행정명령을 추진하도록 권고하려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민주당 간 후속 회동 일정도 안 잡힌 상황이어서 협상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관측된다.

의회전문매체인 더힐은 므누신 장관과 메도스 비서실장을 인용, 이번 주말 동안 만날 계획은 없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초 3조4천억 달러(약 4,030조원) 규모의 부양책을 요구했던 민주당은 이날 회동에서 1조 달러를 줄인 안을 내놓으며 중간 액수 협상을 제안했지만, 공화당은 민주당이 기간을 줄여 액수가 작아진 것처럼 보이는 `술책`을 쓴 것이라며 거부했다.

민주당은 2조 달러 이하로는 수용할 수 없다며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특히 민주당이 고집하는 주 정부와 지역 당국을 위한 1조 달러 예산을 놓고 양측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1조 달러가 민주당 주지사가 있는 지역에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결렬 직후 기자회견에 앞서 올린 트위터에서 "구제 자금은 민주당이 엉망으로 운영하는 주와 도시를 위한 것이지 중국발 바이러스와는 무관하다"면서 "흥미 없다. 우리는 다른 길을 가겠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다른 길`은 그가 이날 회견에서 공개한 실업수당 연장과 급여세 유예 등의 독자안을 의미한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해석했다.

의회 승인 없는 독자안 추진에 따른 논란을 피하기 위해 어떤 법적 장치를 마련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측근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개입할 자격이 있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경기부양책 합의 실패의 책임을 두고 서로를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지도부에 화살을 돌렸으나, 펠로시 의장과 슈머 원내대표는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당신들이 1조 달러를 더하면 우리가 1조 달러를 낮추겠다고 했으나 그들이 절대 안 된다고 했다"며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서 밝힌 행정명령 서명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행동하기 위해 광범위하면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 행정 권한에 의존하는데 이는 법적인 문제에 부딪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전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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