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4년여만에 미래통합당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을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며 양당의 희비는 엇갈렸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0∼12일 전국 성인 1천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중 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1.7%포인트 내린 33.4%, 통합당은 1.9%포인트 오른 36.5%로 각각 나타났다.
4·15 총선 이후 180석의 압승을 거둔 민주당 지지율이 불과 4개월만에 급격하게 빠진 것을 놓고 무엇보다 부동산 정책 실패가 결정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태를 비롯해 최근 국회에서 입법 강행 등 악재가 겹치며 중도 지지가 빠졌고, 상대적으로 실책이 없었던 통합당이 이를 일부 흡수했다는 것이다.
통합당 지지도가 상당 기간 이어진 20~30%의 박스권 상단을 뚫고 올라온 배경에는 우선 `스윙보터`라 할 수 있는 중도층의 지지 정당 변화가 있었다.
중도층 지지도는 민주당이 지난주보다 0.7%포인트 내린 30.8%, 통합당이 2.2% 오른 39.6%로 각각 집계됐다. 중도의 움직임이 전체 지지도 격차를 만들어낸 셈이다.
민주당 입장에선 핵심 지지기반인 수도권과 호남, 진보층에서 지지자들이 대거 빠져나간 것도 특히 뼈아픈 대목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민심 이반은 민주당 지지도를 끌어내린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다 다주택 고위 공직자의 처신에 대한 실망이 지지자 이탈을 가속화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민주당이 최근 국정운영과 관련해 득점 요인이 거의 없고, 부동산이 결정적이었다"며 "조국 사태를 거치며 지지층 이탈이 시작됐고 총선 이후 지속적으로 이탈이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단기적인 지지율 등락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반응이지만, 내부에선 최근의 여론 추이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부동산 정책이 (지지도 하락의) 주요 원인이었다"며 "후속 조치가 발표되면서 시장이 안정화되고 국민이 다시 평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지지도 상승에 반색하는 기색이 역력하면서도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며 표정 관리에 나섰다.
김은혜 대변인은 "숫자에 반응하는 게 정치의 가장 가벼운 속성"이라며 "우리는 경마장에 있는 게 아니다. 이럴 때일수록 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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