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삭제' 당한 1위 게임사…"애플은 빅브라더" 반독점 소송

김종학 기자

입력 2020-08-15 10:52   수정 2020-08-1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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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게임즈, 애플·구글 상대로 반독점 소송
자체 결제 시스템 도입했다가 강제 삭제 '파문'
스포티파이, 유럽서 플랫폼 반독점 소송
(애플의 1984년 슈퍼볼 광고를 패러디한 비판 영상. 출처-에픽게임즈)


전 세계 가입자 2억 5천만명, 작년 매출 18억 달러(약 2조원)로 전 세계 게임매출 1위를 기록했더 포트나이트가 세계 최대 정보기술업체인 애플·구글을 상대로한 전면전을 시작했다. 1인칭 슈팅게임 `포트나이트` 제작사인 에픽게임즈가 현지시간 13일 애플과 구글을 상대로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에 앱스토어 플랫폼에 대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음원 스트리밍 업체인 스포티파이가 이번 소송에 대한 지지입장을 밝히면서 플랫폼 업체와 콘텐츠 업계의 전면적인 힘겨루기로 비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앞서 에픽게임즈는 구글과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한 포트나이트에 자사 전용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가 삭제 조치를 당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이에 대해 에픽게임즈측은 앱내 직접결제를 도입하자마자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서 제거한 것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독점적 횡포라고 주장했다. 에픽게임즈는 소송과 동시에 유튜브, 비메오 등 영상 플랫폼에는 애플의 1984년 IBM을 빅브라더로 묘사하며 파괴하던 슈퍼볼 광고를 패러디해 팬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번 사건과 별개로 이미 미국에서는 현재 아마존·애플·구글·페이스북 등 미국의 정보기술(IT) 최고경영자들을 반독점소위 청문회에 출석시키는 등 시장 독점 의혹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에픽게임즈에 지지를 표명한 스포티파이는 EU 경쟁위원회에 애플의 수수료 정책이 과다하다고 소송을 제기하는 등 플랫폼업체들의 독점 문제에 대한 각국의 이의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도 대형 정보기술 업체의 앱 수수료 정책 영향권에 놓여있다. 구글은 현재 게임에서만 30% 수수료를 떼가고 다른 앱은 자체 결제를 일부 허용해주는 정책을 변경해 애플처럼 모든 인앱결제에 수수료를 물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구글 측은 최근 국내 콘텐츠업체 측에 새로운 수수료 정책을 안내한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구글이 인앱결제 수수료를 전면 확대한다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고 결국 소비자와 콘텐츠 제작회사들의 손해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최대의 인터넷 플랫폼 업체인 네이버도 2017년 당시 자체 결제 시스템을 갖춘 점이 문제가 돼 애플 앱스토어에서 업데이트가 중단된 바 있다.

이와 관련 국내에서는 정부와 정치권 등에서 수수료 정책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 등 관계 부처가 양사의 수수료 정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미래통합당 박성중 의원은 앱 마켓 사업자가 임의로 수수료를 부과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애플·구글의 수수료 약관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 위한 피해자 모집에 나선 업체도 나왔다. 그러나 글로벌 업체의 앱 장터는 물리적 사업장이 국내에 없다는 이유로 아직 세금도 못 매기는 현실에서 이런 규제 방안이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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