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이태원 때보다 격리 늦어질 위험 커져
서울과 경기지역 교회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는 현재 상황을 두고 방역당국이 전례 없는 난국에 맞닥뜨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염 확산의 양상이나 통제 가능성 등에 비춰 보면 지난 2∼3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집단감염과 5월 쿠팡·이태원 때보다 힘들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다.
신천지 관련 감염의 경우 확진자 대부분이 대구·경북 지역의 교인이었고 이태원 클럽과 쿠팡 물류센터 관련 집단감염 역시 방역당국이 확진자를 어느 정도 특정할 수 있었지만, 최근 수도권에서는 다양한 집단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어 역학조사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번지는 코로나19에 대한 역학조사는 감염자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난점을 안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무증상·경증 감염자를 중심으로 `조용한 전파`가 여러 곳에서 진행돼 왔기 때문에 언제든, 어디서든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고 방역당국은 진단했다. 신천지와 이태원, 쿠팡 사례에서는 방역당국이 감염자를 한정하고 추적조사를 진행해왔는데 이런 방식을 쓰기가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지금 수도권 유행에서는 6개월간 누적돼 왔던 무증상·경증 감염자가 동시다발적으로 생기고 있고, 또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미분류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좀 더 위험도가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감염자를 특정할 수 없으면 격리도 불가능해진다. 역학조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전파는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신천지 교회 집단발병 때는 교인들이 모두 자가격리 상태에서 검사를 받았다.
발견된 집단감염이 음식점과 재래시장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또 다른 시설을 고리로 확산하는 것도 역학조사를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방역당국은 폐쇄회로(CC)TV와 신용카드 추적 등으로 확진자의 접촉자를 추적하는데, 구매기록을 찾기 어려운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에선 이런 방법으로 모든 접촉자를 찾아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방역당국은 문자를 통해 진단검사를 받아 달라고 안내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역학조사관이 확진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할 때 발병하기 이틀 전의 노출력과 발병 후 5일 정도까지 어느 장소를 갔는지 일일이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 방역 역량이 따라가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밀접 접촉자 외에도 같은 공간에 있었던 사람은 능동감시 대상으로 검사하기 때문에 확진자가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에 장시간 머물렀던 경우라면 노출자의 규모가 상당히 커진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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