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발병 사태가 비수도권으로까지 본격 확산하면서 전국적 `2차 대유행`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23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수도권에 이어 비수도권으로 확대했다.
수도권뿐 아니라 비수도권의 `고위험시설`, 즉 클럽과 노래연습장, 뷔페, PC방, 대형학원 등도 앞으로 2주간 문을 닫는다.
실내 50명 이상, 실외 10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모임도 금지되고, 프로스포츠는 관중 없이 치러지며, 집단감염이 발생한 지역의 학교는 원격수업을 한다.
다만 환자 발생 수와 집단감염 사례가 작아 상대적으로 방역적 필요성이 떨어지는 강원·경북지역의 경우 핵심 조치를 강제하지 않고 일단 권고 상태에서 2단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 거리두기 2단계 전국 확대 결정…2주간 시행
정부가 전날 거리두기 2단계 조치의 전국 확대를 전격적으로 결정한 것은 지금의 확산세를 조속히 꺾지 못하면 미국·유럽이 겪은 것과 같은 대유행에 직면할 것이라는 절박한 상황인식 때문이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21∼22일 연이틀 300명대를 기록하고, 최근 9일간 누적 확진자가 2천232명에 달하는 등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정부도 전문가도 인구 이동량이 많은 이번 주말과 휴일을 대유행을 막을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여러 객관적인 지표는 현 상황의 심각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전날 신규 확진자 332명 중 비수도권 주민이 87명(26%)에 달해 수도권발(發) 감염이 지역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최근 2주간 감염 경로가 명확하지 않은 이른바 `깜깜이 환자` 비율은 20.2%로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중증·위중 환자는 연이틀 7명씩 늘어나 누적 25명이 됐다.
● 고위험시설 `집합금지`…위반시 300만원 이하 벌금·구상권 청구도
2단계 하에서의 조치를 구체적으로 보면 우선 12개 고위험시설은 문을 닫아야 한다. 클럽·룸살롱 등 유흥주점, 콜라텍,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 공연장, 실내집단운동(격렬한 GX류), 뷔페, PC방, 방문판매 등 직접판매홍보관, 대형학원(300인 이상)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정부는 이들 시설·업종에는 `집합금지` 조치를 내려 이용을 제한할 방침이다. 이를 위반할 경우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며 추후 확진자가 나왔을 때 구상권이 청구될 수 있다.
대형 음식점, 워터파크, 실내 결혼식장, 목욕탕·사우나 등 10여개의 다중이용시설은 출입자명부 작성, 종사자·이용자 마스크 착용 등 핵심 방역수칙을 따라야 한다.
정부와 각 지자체, 교육청 등에서 운영하는 실내 국공립 시설은 운영을 중단하고, 사회복지시설과 어린이집은 휴관이 권고되는 만큼 문을 닫을 가능성이 크다.
● 실내 50인, 실외 100인 이상 모임 금지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의 인원이 대면으로 모이는 사적·공적 모임·행사는 할 수 없다.
전시회·박람회·집회와 같은 행사는 물론 결혼식·동창회·장례식·돌잔치, 채용 및 자격증 관련 시험도 규제 대상이다.
다만, 이용자가 분할된 공간에 머무르면서 이동을 하지 않는다면 행사를 개최해도 된다.
정부나 공공기관, 기업 등의 필수적 활동 역시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프로스포츠 경기는 다시 `무관중`으로 돌아간다.
프로야구, 프로축구 등은 한동안 무관중으로 치러지다 최근 들어 관중석의 30%까지 관중 입장이 허용됐지만, 이날부터는 수도권은 물론 비수도권에서도 다시 관중 없이 치러야 한다.
● 집단감염 발생 지역 학교 원격수업…회사는 출근 인원 최소화
학교도 2단계 체제에서 영향을 받는다.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해 접촉자 조사나 일제 검사가 진행 중인 시·군·구에서는 선제적으로 원격 수업으로 수업 형태를 전환하고, 그 외 지역은 등교 수업과 원격 수업을 병행하되 학생들의 밀집도를 낮춰야 한다.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에서도 시차 출퇴근제, 점심시간 교차제, 유연·재택근무 등을 활용해 근무 밀집도를 최대한 낮춰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전국 확대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