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화살' 정지영 감독, 스태프 보조금 횡령 혐의…"오랜 기간 혹사시켜"

입력 2020-08-24 23:49  


영화 `부러진 화살`, `남영동1985` 등을 만든 정지영 감독과 제작사가 스태프들의 인건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로부터 받은 보조금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24일 굿로이어스 공익제보센터 양태정 변호사는 공익제보자인 시나리오 작가 한현근 씨를 대리해 정 감독과 아우라픽처스를 업무상횡령·사기·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날 오후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한 작가는 정 감독 등이 2011년 영진위가 스태프 처우 개선을 목적으로 `부러진 화살` 제작사인 아우라픽처스에 지급한 지원금을 스태프 통장에 입금했다가 다시 프로듀서 계좌로 되돌려 받는 식으로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또 2012년 `남영동 1985` 제작 과정에서도 일부 스태프에게 지급한 급여를 제작사 대표 계좌로 되돌려 받는 식으로 횡령했다고 설명했다.
한 작가 측은 "아우라픽처스는 정 감독 아들이 대표이사를, 배우자가 감사를 맡은 가족회사"라며 "정 감독은 사내이사로서 실질적인 경영권과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양 변호사는 "영진위와의 지원금 약정 단계에서부터 스태프에게 지급돼야 할 급여를 가로챌 의사를 가지고 영진위를 기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며 "이런 식의 편취행위는 업무상횡령·보조금법 위반에도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감독과 오랫동안 영화 작업을 함께해온 한 작가는 `부러진 화살`, `남영동 1985`로 정 감독과 아우라픽처스가 수십억 원을 벌었지만, 정작 스태프와 각본가 일부는 급여조차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 감독은 제작자로서 오랜 시간 스태프들을 혹사시키고 임금을 착취하는 일을 반복해왔다"며 "정 감독을 선배 영화인으로서, 한 사람의 영화감독으로서 좋아했고 그가 변화하기를 기다렸지만, 더는 그의 횡포를 좌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고발 계기와 경위를 설명했다.

한 작가는 `부러진 화살`의 각본은 자신이 혼자 작성했는데, 당시 정 감독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그를 공동 각본자로 등록할 수밖에 없었다며 "영화는 이미 개봉됐지만 잘못된 크레딧을 바로잡아 바람직한 선례를 남기고 한국 영화계의 발전과 스태프 처우 개선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우라픽처스 정상민 대표는 횡령 의혹에 대해 "`부러진 화살`이 저예산 영화였지만 흥행 이후 제작사 수익의 60%를 배우, 스태프와 나누는 등 적절한 보상이 돌아가도록 끝까지 신경썼다"며 "한 작가님이 잘못 기억하시거나 오해가 있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현재까지 기사로만 접해 정확한 고발 내용을 알지 못한다"며 "적시 내용과 증빙 자료를 찾아보고 소명하고 조사를 받겠다"고 덧붙였다.
한 작가가 쓴 시나리오의 공동 각본을 요구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정 감독은 작가와 합숙하며 모든 장면에 참여하기 때문에 작업에 대한 기여도에 따라 이름이 올라간 것"이라며 "반박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 말했다.
1982년 `안개는 여자처럼 속삭인다`로 데뷔한 정지영 감독은 `남부군`(1990년), `하얀 전쟁`(1992년), `부러진 화살`(2012년), `남영동 1985`(2012년) 등 사회적 이슈를 다룬 영화들을 주로 연출해왔다.
2016년부터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매각 사태를 소재로 한 영화 `블랙머니`를 선보였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시형  기자

 jsh1990@wowtv.co.kr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