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 야당역 인근의 스타벅스와 관련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발병은 에어컨 사용으로 환기가 적절히 되지 않고, 실내에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았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이 카페에서는 첫 확진자가 방문한 날, 매장 같은 층을 이용했던 손님 중 20%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6일 스타벅스 파주야당역점과 관련한 중간 역학조사 내용을 공개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스타벅스 파주야당역점과 관련해서는 지난 12일 확진자가 처음 나온 뒤 전날까지 매장 방문자를 비롯해 이들의 가족, 지인 등 총 6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처음 확진된 환자에 해당하는 지표환자가 2명, 매장 2층을 이용했던 확진자가 26명, 확진자와 접촉한 가족 및 지인이 38명 등이다.
지표환자 2명은 지난 8일 이 매장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매장을 방문한 이후인 9일, 10일 각각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시작됐다고 역학조사에서 밝혔다.
방역당국이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당시 매장 상황을 확인한 결과, 이들은 8일 오후 7시 3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약 2시간 동안 매장 2층 창 측 가장자리를 이용했다.
이들이 머무르는 동안 카페 종사자 4명, 1층 이용자 약 60명, 2층 이용자 약 120명이 이들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됐다.
종사자와 1층 이용자 중에는 확진된 사례가 없었고 2층 이용자 가운데 현재까지 26명이 확진됐다. 노출자 대비 감염자 수를 계산한 발병률은 21.7%에 달한다.
특히 지표 환자와 접촉했을 수 있는 종사자 4명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은 조사 내용과 확진자 발생 양상 등을 고려할 때 카페 내 전파는 지표환자 2명으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방대본은 "CCTV 확인 결과, 지표환자를 포함한 매장 이용객 대부분이 출입 시 마스크 착용은 양호했으나 음료를 받은 뒤 좌석에서는 상당수가 마스크를 벗거나 미흡하게 착용한 채 대화를 나눈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표 환자들이 어디서, 어떻게 감염됐는지를 설명해줄 수 있는 최초 감염원은 현재 조사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당시 더운 날씨로 에어컨이 가동 중이었지만 환기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방대본은 이 카페의 방역 상황에 대해 "덥고 습한 날씨로 인해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가동 중이었으나 자연 환기는 부적절했다"며 "손님이 많은 시간대에 음료를 받기 위해 대기할 때는 거리두기 등이 지켜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추가 전파를 막고 접촉자를 차단하기 위해 확진자들의 노출 규모를 추가로 확인할 예정이다.
아울러 최근 카페와 음식점 등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시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예컨대 경기 안양시 분식집과 관련해서는 음식점 2곳을 중심으로 21명이 확진됐고, 롯데리아 종사자 모임과 관련해서는 함께 식사한 일행 등 23명이 감염됐다. 강남구 커피전문점-양재동 식당 관련 사례에서도 1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들 사례에서도 실내 환기가 미흡했거나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은 상태로 식사나 대화를 하는 등 방역 위험요인이 발견됐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카페와 음식점의 경우, 마스크 착용이 어렵고 밀접한 실내 환경에서 감염 전파가 일어날 수 있다"며 "코로나19 예방을 위해서는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