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허리케인 `로라`의 접근에 미국이 초긴장 상태에 접어들었다.
허리케인 로라는 시속 145㎞ 강풍과 함께 생존이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되는 6m 높이의 폭풍 해일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돼 주민 50만명이 피난 행렬에 올랐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26일(현지시간) 3등급에서 4등급으로 격상된 로라가 루이지애나주와 텍사스주 해안에 빠른 속도로 접근하고 있다며 이날 밤이나 27일 새벽 본토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NHC는 4등급 허리케인이 몰고 올 피해는 재앙적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허리케인 등급은 5단계로 나뉘는데 숫자가 클수록 위력이 세다.
무엇보다 NHC는 만조와 함께 최대 20피트(6m) 높이의 폭풍 해일이 해안가를 덮치면서 내륙 40마일(64㎞) 지점까지 바닷물이 들어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지 기상 예보관들은 "6m 높이 해일에서는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2005년 8월 말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5등급에서 3등급으로 세력이 약화한 상황에서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 상륙했으며, 최고 28피트(8.5m) 높이의 해일을 일으키며 1천8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허리케인으로 전기 공급이 끊길 경우 짧으면 몇주, 길면 몇 달씩 정전 사태가 이어질 수 있는 것은 물론 상당수 피해 지역이 최장 몇 달 간 거주할 수 없는 폐허가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허리케인 전문가인 스테이시 스튜어트는 AP통신에 "27일 아침에 일어나면 일부 지역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믿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풍을 동반한 폭풍 해일 경보가 발령되면서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주민 50만명은 피난길에 올랐다.
그레그 에벗 텍사스 주지사는 "로라의 위력은 전례 없는 수준이다. 주민 여러분의 재산은 복구할 수 있지만, 생명은 그렇지 않다"며 긴급 대피를 거듭 촉구했다.
존 벨 에드워드 루이지애나 주지사도 허리케인의 영향권에 들기 전에 대피를 완료하라고 호소했다.
텍사스주 일부 주민은 해안에서 320㎞ 떨어진 내륙 도시로 피신했으며 물과 식량을 사기 위해 식료품점에 몰려들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텍사스주는 대피에 나선 주민들에게 20만개의 호텔 객실과 대형 컨벤션센터 등을 임시 숙소로 제공했고, 루이지애나주는 해안 도시 곳곳에 주 방위군을 투입해 주민들을 대피소로 실어날랐다.
루이지애나 남부 델캠브리 주민인 렉시 크리튼은 "해일을 피해야 한다.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다 안전한 것이 낫다"며 피난길을 재촉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코로나19`에 걸릴 것을 우려해 자택에 머물고 있어 자칫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루이지애나주 모건시티 주민 로버트 더피는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이 어디론가 이동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아무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체육관 바닥에서 자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텍사스주는 허리케인 경로에 위치한 인구 5만명의 항구도시 포트아서에 강제대피령을 발동하면서 주민들을 실어나를 C-130 허큘리스 수송기 2대를 급파했다. 그러나 주민들이 아무도 탑승하지 않는 바람에 수송기들은 회항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로라로 인한 피해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 27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전당대회 대선후보 수락연설이 예정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허리케인 로라는 매우 위험하다"며 "연방정부는 주민들을 돕기 위해 주 정부와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라는 남부 해안에 상륙한 뒤 북서쪽 내륙으로 이동하면서 짧은 시간에 강풍과 함께 엄청난 양의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국립기상청은 아칸소주 대부분 지역에 홍수 경보를 내렸고, 주말께 미주리주와 테네시주, 켄터키주 등지에 폭우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허리케인 로라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