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자신을 위해 연설한 흑인 마약사범을 완전히 사면해 미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8일 집무실에서 앨리스 마리 존슨(65)을 완전히 사면했다. 예정에 없던 `깜짝행사`였다.
흑인 여성인 존슨은 1996년 마약 운반과 돈세탁 등의 죄로 무기형을 선고받았다.
초범이고 범죄 과정에서 폭력을 저지르지 않아 형이 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8년 유명 연예인 킴 카다시안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존슨의 석방을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요청을 받아들여 즉시 석방되도록 감형해줬다.
22년간 복역을 마치고 현재 형사사법개혁 운동가로 활동하는 존슨은 이번 완전사면으로 투표권과 배심원이 될 권리 등 제한됐던 일부 시민권을 회복했다.
사면은 존슨이 전날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찬양하는 연설을 한 뒤 하루 만에 이뤄졌다.
존슨은 전대에서 "범죄를 저질렀으니 복역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다만 형기가 정의롭고 공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나의 정의롭지 못한 사연을 들었을 때 나를 한 사람의 사람으로 여겨 동정심을 가지고 행동했다"면서 "신의 은총과 트럼프 대통령의 동정심 덕에 오늘 밤 여러분 앞에 서게 됐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존슨의 사면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전날 밤 객석에서 그를 보고는 주위 사람들에게 그를 데려올 수 있느냐고 물었다"면서 "그는 석방된 뒤 놀라운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이어 "존슨에게 `선량하고 훌륭하지만 어마어마한 형을 선고받은 이들이 많냐`고 묻자 `감옥에 정말 많다`는 답이 돌아왔다"면서 "존슨은 이들을 돌보고 있으며 이들에게 귀감이 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흘 전인 25일 과거 은행강도를 저질러 복역한 뒤 현재는 전과자들의 사회 적응을 돕는 비영리단체를 운영하는 흑인 남성 존 폰더를 사면했다.
폰더를 사면하는 모습은 녹화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상영됐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 정치행사를 위해 대통령으로서 권한을 뻔뻔히 사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형사사법개혁을 11월 대통령선거에서 흑인 유권자 표를 끌어당길 카드로 사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마약범죄 등 일부 범죄의 형을 선고할 때 판사의 재량권을 강화하고 재소자의 취업·훈련 기회를 확대하는 `첫걸음법`에 서명했다.
첫걸음법은 흑인층에 수혜를 줄 것으로 평가되며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국정연설에서 `재임 중 이룬 초당적 성과`라고 홍보한 바 있다.
디지털전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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