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8억짜리 아파트를 구매하기 위해 은행을 방문한 A씨. LTV 40%를 적용해 3억2천만원까지는 무난하게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정작 손에 들어온 금액은 2억8,300만원이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방공제(방빼기)가 뭐길래
결론부터 말하면, 아래와 같다.
A씨가 주택담보대출금을 제대로 상환하지 못했을 때, 최악의 경우 A씨 집은 경매로 넘어가게 된다. 쉽게 말하면, 법원의 주도 하에 A씨 집을 다른 사람에게 팔아 넘기고, 그 돈으로 A씨 빚을 갚는 것이다. 이때 빚을 갚아나가는 순서는 법으로 정해져 있는데, 경매 집행비용→ 소액임차보증금→미납된 지방세·국세→은행 대출을 포함한 근저당권 순이다. 뒤로 갈수록 대출금을 전액 회수하지 못할 확률이 커지는 것이다. 때문에 은행은 손해를 볼 수도 있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고객 대출한도를 낮춰서 리스크를 줄여야 하는데, 여기에서 ‘방공제’라는 개념이 탄생한다. 소액임차보증금 액수만큼 대출한도에서 차감하는 것이다. 특히 다가구나 다세대 주택의 경우에는 (금융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게 방 갯수만큼 방공제를 하기 때문에 대출한도가 생각보다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방이 4개인 다가구 주택이라면, (소액임차보증금)x4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방공제가 이뤄진다. 물론 아파트의 경우에는 실거주하는 조건으로 방공제를 하지 않는 금융기관들도 일부 있는데, 최근 들어서는 이러한 금융기관들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진 추세다.
◆소액임차보증금? 그래서 얼마길래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는 주택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소액임차인이 보증금을 단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다. 보증금의 일정 금액만큼은 소액임차인이 최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이 금액을 ‘소액임차보증금’이라고 하는데, 첫 근저당권이 설정된 날짜, 거주지역, 보증금 액수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 (물론 소액임차인이라고 해서 모두 소액임차보증금을 받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일정 요건을 만족해야 하는데, 경매 관련 내용이라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렇다면 소액임차보증금은 어떻게 계산할까. 예를 들어 B씨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우선 아래 표를 활용해, 기준일에서 2016년 3월 28일(B씨가 거주하고 있는 주택 등기부등본에 최초로 근저당권이 설정된 날짜)에 해당하는 카테고리를 찾는다. 대상지역은 ‘서울특별시’이므로 이를 적용하면 보증금 범위는 9500만원, 최우선변제금은 3,200만원으로 기재되어 있다. 보증금이 9,500만원 이하이면 ‘소액임차보증금’을 받을 수 있는 대상에 해당되며, 최우선적으로 3,200만원을 변제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대한민국 법원 인터넷 등기소 홈페이지를 활용해 소액임차보증금 액수를 확인해 볼 수도 있다. 홈페이지에서 [소액 임차인의 범위 안내] 메뉴를 누른 뒤,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을 클릭하면 보증금 범위와 최우선변제금이 안내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출한도 늘리는 방법 ① MCI (Morgage Credit Insurance, 모기지신용보험)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주택 시세x지역별 LTV)-방공제 금액’이다. 방공제 금액만큼 더 대출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방법은 있다! 바로 MCI를 활용하는 것이다.
MCI는 서울보증보험이 보증하는 상품이다. MCI에 가입하면 주택담보대출한도는 ‘(주택시세x지역별 LTV)로, 기존 한도보다 방공제 금액만큼 더 높아진다.
보험가입에 따른 비용 부담은 대출을 취급하는 금융기관이 담당하는데, 대게 금융기관에서는 고객에게 잘 안내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MCI는 1인당 동시에 2건까지 가입이 가능하며, 담보 부동산에 선순위 임대차 사실이 없어야 한다는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다만, MCI를 모든 금융기관이 취급하는 것은 아니며, 대출 취급 금융기관에 MCI 가입을 요청할 경우 은행에서 대출금리를 일부 올릴 수 있다는 점은 인지해야 한다. 반대로 MCI에 가입하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 대출금리를 일부 할인해주는 금융기관도 있다. 참고로 MCI 2건을 모두 사용하고 나면, 이제는 더이상 MCI를 아예 사용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고객들이 더러 있는데 그렇지 않다. MCI는 대출금을 상환하고 나면 사용가능횟수도 다시 회복되기 때문이다.
◆대출한도 늘리는 방법 ② MCG (Morgage Credit, 모기지신용보증)
MCI와 비슷한 제도로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하는 상품이다. MCI와 차이가 있다면, 보증료는 고객이 부담한다는 것이다. MCG는 세대합산 2건, 최대 1억원까지 가능하다. 본인이 거주하거나 공실이면 가입할 수 있으며, 보증료는 대출이 실행되는 첫달 이자에 더해져서 연납 소멸성으로 매년 1회 납부해야 한다. MCG보증료는 대게 1억원 대출을 받을 때 6~7만원 선에서 부과되는데, 미리 계산해 보고 싶다면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https://www.hf.go.kr/hf/sub02/sub08_03.do)를 활용해 보면 된다. MCI와 마찬가지로 MCG도 대출금을 상환하고 나면 사용가능횟수가 회복된다. 또 금융기관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MCG를 먼저 사용하면 추후 MCI 사용에 제약을 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에는 MCI, MCG 사용 순서와 관련한 상담을 면밀하게 진행하는 것이 좋다.
(※MCG 취급가능 금융사 목록은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에 안내되어 있으며, 금융기관에 따라 상품 취급 상황은 변동 될 수 있음)
◆ 대출 한도 얼마나 늘릴 수 있나?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MCI나 MCG를 활용하면, 대출한도에서 차감된 `방공제금액`만큼 더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앞서 서울 8억짜리 아파트를 구매하려던 A씨가 MCI나 MCG를 가입한다면, 대출한도를 3,700만원 더 늘릴 수 있다.
◆대출한도 늘리는 방법 ③ MI (mortgage insurance, 모기지보험)
서울보증보험이 보증하는 MI(엠아이)에 가입하면, 정부가 규제하는 LTV한도보다 10~20%정도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다. 다만, 대다수 금융권에서 취급하지 않고 있어 가입이 제한적이며, 조건이 까다롭다. 현재 MI대출을 취급하고 있는 현대해상 기준으로 조건을 살펴보면, 만 20~70세, 신용등급 6등급 이내, 무주택자 또는 1가구 1주택자를 가입 가능 대상으로 하고 있다. 전용면적 120제곱미터 이하 아파트를 대상으로 취급하고,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 지역 내 아파트는 가입이 불가능하다. 대출한도는 최대 6억원까지 가능한데, 최장 35년 조건으로 원리금균등상환방식이 적용되는 만큼 거치기간을 둘 수 없다는 점은 사전에 인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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